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전·숙박 논란이 이번에는 ‘텔레그램 계정 도용’ 의혹으로 번졌다. 김 원내대표가 전직 보좌진들의 단체 대화방 내용을 공개하며 “불순한 제보”라고 주장하자, 대화방 제공자로 지목된 전직 보좌 직원이 전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해당 보좌 직원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이 동의 없이 도용됐으며 사찰까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안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로까지 확대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전직 보좌 직원 A 씨는 26일 “단체 대화방 내용을 김병기 원내대표 측에 전달한 사실이 없다”라며 “텔레그램 아이디를 도용당한 중대한 범죄 피해자”라고 밝혔다. A 씨는 김 원내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단체 대화방 사진을 계기로 계정 도용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6명이 있는 단체방에서 나머지 5명의 메시지는 모두 수신자 쪽에 표시돼 있고 막내 직원이라는 표현도 당시 인턴이자 9급이었던 나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자신의 계정이 도용된 시점으로 지난해 12월을 지목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의 부인이 휴대전화를 새로 교체하면서 앱 설치 등을 도와준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 부인의 요청으로 커피를 내리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계정이 탈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 씨는 “비밀번호를 풀어둔 상태에서 2~3분 자리를 비웠는데 그때 로그인한 것으로 추측된다”라며 “선의로 도와준 일이 악용됐다는 생각에 배신감이 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대화방 화면이 아이폰 화면인 점을 근거로 자신이 수년간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단체 대화방에는 보좌진들이 김 원내대표와 가족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A 씨는 욕설 표현이 미성숙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평소 김 원내대표 부인의 사적인 지시가 잦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SNS 홍보물 수정 지시, 지역 현수막 문구 점검, 야간 전화 등 반복적인 사적 업무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체 대화방에서 언급된 ‘사모총장’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모를 사무총장에 빗댈 정도로 보좌진들이 돌봐야 했다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직 보좌진들이 “교묘한 언술로 공익 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하며 ‘여의도 맛도리’라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사진 12장을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는 해당 자료가 “적법하게 취득된 것”이며 “막내 보좌 직원이 전달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막내 보좌 직원이었던 A 씨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진위는 수사로 가려질 상황이 됐다.
전직 보좌진들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김 원내대표의 부인이 동의 없이 계정을 설치·열람했다고 주장하며 통신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지난 24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의 청취·열람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중형이 가능하다. 이번 논란은 정치적 공방을 넘어 형사 책임 여부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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