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범인도피 의혹’(일명 런종섭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불구속기소 했다. 순직 해병 수사외압 의혹에 이어 두 번째 기소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를 지시하거나 묵인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런종섭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수사외압 의혹으로 입건된 이 전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주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 출국을 가능하게 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9월경 법무부·외교부·국가안보실·대통령실 인사들과 공모해 대사 임명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인도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수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은 해병대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본격화하면서 자신이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을 우려해 이 전 장관의 해외 부임을 서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장관은 당시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주호주대사로 임명됐으며, 출국금지 해제를 신청한 직후 곧바로 호주로 떠났다. 하지만 ‘도피성 출국’ 논란이 확산하자 11일 만에 귀국해 사임했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외교부에 호주대사 교체를 독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은 인사검증보고서에서 불리한 내용을 삭제하고 ‘문제없음’으로 수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 과정에서 국가안보실과 외교부가 공조하며 조직적으로 도피를 지원한 정황까지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 전 차관은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한 혐의를 받는다. 출국금지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 이미 해제 방침이 결정되면서, 회의는 형식적으로 진행됐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별검사보는 “이 사건은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던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의혹의 핵심 당사자이자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인 이 전 장관을 외국으로 도피시킨 중대한 범행”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외교부·법무부·대통령기록관 등을 압수수색 해 확보한 자료와 관계자 진술을 통해 혐의를 입증할 만한 근거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특검은 실무 담당자 일부에 대해서는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김홍균 전 외교부 1차관, 조구래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이원모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등은 “지시 체계를 직접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한편,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관여한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수사에 협조한 점이 인정되면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번 기소로 윤 전 대통령은 순직 해병 수사외압 의혹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정에 서게 됐다. 특검팀은 향후 재판에서 대통령실, 외교부, 법무부 관계자들의 진술과 내부 문건을 중심으로 추가 증거를 제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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