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과 2014년 연극 ‘황금연못’에서 고(故) 이순재의 아내 역할을 맡으며 여러 차례 부부로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나문희가 25일 전해진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나문희는 스타뉴스와의 통화에서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나중에 또 같이 작품하고 연기하자는 꿈 같은 얘기를 했었는데”라고 말해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황금연못’ 제작발표회 당시 “이순재 선생님이 내 남편 같고 편하다”라고 밝히며 작품을 함께한 동료로서의 굳은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2019년 KBS에서 방송된 ‘인간극장’ 신년 특집에서도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을 회상하며 “맞춰 보면 포복절도할 연기가 나왔다”라고 말해 각별한 인연을 전했다. 나문희는 고인이 연기와 연습을 누구보다 사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집에 있는 남편만큼 편안하게 받아줬다”라고 말하며 고인을 늘 ‘푸른 소나무’에 비유했다. 이어 고인이 나이가 들어 행동반경을 줄여야 했음에도 내면의 정열을 잃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그는 “연기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분”이라며 작품 현장에서 쉬지 않는 모습과 후배 연극을 찾아 챙기던 열정을 떠올렸다.

드라마 ‘은사시나무’, ‘무자식 상팔자’에서 고인의 아들 역으로 출연하며 호흡을 맞췄던 배우 유동근 또한 그에 대한 각별한 기억을 전했다. 그는 “작품에서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며 “후배들이 많이 배우고 따를 수 있는 선배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동근은 “(후배들끼리 고인의) 건강이 회복되면 면회하자고 얘기했는데 끝내 좋은 소식을 듣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고 이순재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이다. 일반 조문은 받지 않지만, 고인의 추모를 위해 KBS 별관에 분향소가 차려질 예정이며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 낙원이다.

상주에는 아내 최희정 씨와 자녀들이 이름을 올렸다. 고 이순재의 아내 최 씨는 이화여대 무용과 출신으로 결혼 후 내조에 전념해 고인의 활동을 곁에서 지탱해 왔다. 그는 과거 KBS ‘인간극장’에서 “남편이 집안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라며 섭섭함과 이해가 뒤섞인 심정을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최 씨는 “집안에 열중하면 밖에서 일에 집중할 수 없다”라는 남편의 말과 함께 자신이 어려운 이야기를 삼키며 가장 역할을 도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의 부인은 그늘에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53년간 남편의 그림자로 살아온 마음을 전했다.
고인과 ‘아내’와 ‘아들’로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 왔던 후배 배우 나문희와 배우 유동근의 회상과 아내의 오랜 헌신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이 한 시대를 대표한 ‘국민 배우’ 이순재의 흔적을 떠올리며 추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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