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공식적으로 ‘탈원전’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사실상 계승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과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규정한 점에서 두 정부의 유사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다”라고 강조하며 에너지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호남권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일명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양광 부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상풍력 개발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위한 전용 산업단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원전 정책은 당분간 문재인 정부 시절 수립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이 진행 중이지만,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 계획이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와 충돌한다며 수정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탈원전을 주장해 온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원전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김 후보자는 “재생에너지를 주 에너지원으로, 원전은 보조로 사용하는 것이 정부의 탈탄소 정책 방향”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투자에서 재생에너지가 90%, 원전은 10%를 차지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태양광은 이미 경제성을 확보했으며 에너지 저장장치(ESS)나 히트펌프 같은 기술을 통해 간헐성 문제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에너지 업계는 이런 흐름이 ‘탈원전 시즌2’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겉으로는 탈원전을 표방하지 않더라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비중 축소가 병행되면 문재인 정부 시절의 정책 기조가 사실상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당분간 ‘탈원전’보다는 ‘탈탄소’에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책의 실질적 방향은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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