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새벽 바티칸에서 선종했다. 향년 88세. 재임 기간 동안 가난한 이들의 대변자이자 평화의 목소리를 낸 교황의 마지막은 조용했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럴 추기경은 “오늘 아침 7시 35분, 로마의 주교 프란치스코가 성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공식 선종 사실을 발표했다. 페럴 추기경은 “그의 생애는 오롯이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바쳐졌다”며 고인을 기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하루 전 부활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휠체어를 탄 채 모습을 드러내 “형제 자매들, 즐거운 부활절입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어진 메시지는 디에고 라벨리 신부가 대독했고, 교황은 조용히 그 장면을 지켜봤다.

교황은 2월 기관지염 증세로 입원한 뒤 폐렴으로 병세가 악화하며 위중한 상태를 거쳤다. 퇴원 이후 일부 업무를 재개했지만, 끝내 건강은 회복되지 못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1969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빈민 사목에 헌신했다. 2013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은퇴로 교황직에 오른 그는 최초의 예수회 출신이자 남미 대륙 출신 교황이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택한 그는 청빈과 정의, 평화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파해 왔다.
2014년에는 방한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증오 없는 사회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는 등 현실 정치에도 적극적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공개 메시지 또한 평화였다. 그는 생의 끝자락에서 글로 남긴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미얀마, 수단 등 전 세계 분쟁지역의 평화를 호소하며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제 전 세계 가톨릭은 다음 교황을 선출하는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교황 선출은 ‘콘클라베(Conclave)’라 불리는 비밀 회의에서 이뤄진다. 선종 또는 퇴위 후 20일 이내에 열리는 이 회의에는 전 세계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참석한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되며, 회의가 시작되면 모든 문과 창문이 봉인된 채 다음 교황이 뽑힐 때까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다.
콘클라베를 통해 가톨릭 교회의 새 지도자가 결정되기까지, 전 세계는 다시금 기도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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