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가요 ‘친근한 어버이’ 뮤비
수백만원대 고급 악기 사용 모습 포착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
지난달 17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새 선전 가요 ‘친근한 어버이’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가수 김류경 노래로, 김 위원장을 ‘위대한 령도자’와 ‘친근한 어버이’로 묘사하면서 인민이 한마음으로 그를 신뢰하고 따름을 강조하는 가사가 압권이다.
그런데 이 뮤직비디오에 고가의 일본산 제품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의회의 자금 지원을 받는 북한 관련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게시된 글을 인용해 북한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의 뮤직비디오에 일본 악기 제조 회사 ‘코르그’와 ‘롤랜드’의 신시사이저가 쓰였다고 보도했다.
김류경과 군악단이 착용한 헤드폰에는 일본 ‘소니’ 마크가 선명하게 찍혀있다.
또 마이크는 독일 젠하이저가 운영하는 녹음 전문 브랜드 노이만의 제품이다.
코르그와 롤랜드의 신시사이저, 마이크는 각각 300만원대, 500만원대이며 소니 헤드폰 역시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김정은 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이니 비싸고 좋은 제품을 쓰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됐다는 점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해외 스포츠용품도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북한 스포츠선수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명 전문 브랜드를 제쳐두고 자국 사표의 옷을 입고 출전해야 한다.
다만 이를 어겼을 경우 처벌을 강제하는 국제법은 없지만, 각 국가에 따라 위반 사안에 따른 처벌 규정이 존재한다.
지난해 3월 북한에 담배를 판매한 인도 담배 회사가 벌금 33만 2,500달러, 한화 약 4억 2,6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그러나 북한과 일부 국가들은 안보리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치품을 몰래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은 일가는 보란 듯이 명품을 들고 다니거나 고급 외제차를 탑승하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독일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아우디, 일본 도요타와 렉서스 등 고급 자동차를 타고 행사에 참석하곤 한다.
지난 2월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한 ‘러시아판 롤스로이스’ 아우루스 리무진을 타고 인민군 창건 92주년을 맞아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방문했는데, 이때 김 위원장의 경호차량 역시 대당 1억원을 호가하는 일본 도요타의 랜드크루저 300시리즈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 여성 인사들은 공식 석상에 나타날 때마다 빈번히 명품 가방을 들고 나왔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해 러시아의 항공 공장을 방문했을 때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핸드백을 들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을 때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제품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들었다.
딸 김주애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 참관 당시 입었던 외투는 240만원 상당의 디올 제품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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