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별 리더십 교육 시행
‘삼성다움 복원 및 가치 교육’
60개 계열사 임원 2,000명 이상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 계열사의 임원을 소집해 ‘특별 세미나’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국내외 경영 환경이 지속되자 삼성 임원들의 정신 재무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상대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로 꼽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삼성은 이달 말부터 4월 말까지 약 두 달간 전 계열사 임원을 소집해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고 전했다. 해당 세미나는 삼성그룹 전 계열사 국내외 임원 2,000여 명이 대상이다. 이어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세미나에서는 ‘위기 돌파’를 위한 임원의 역할과 책임, 조직관리 역량 강화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더십 교육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라면서 “모든 임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교육에서는 주로 ‘위기 돌파’를 위한 임원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는 것으로 안다”라며 “이와 함께 조직관리의 중요성, 역량 강화도 중요한 주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그룹의 계열사 60개의 임원 2,000명 중 해외에 체류 중인 임원진 역시 귀국해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2024년 3분기 공시(비상장사 제외)에 따르면 삼성 임원은 전자 부문 1,464명, 금융 부문 187명, 건설·상사 부문 274명, 서비스·바이오 부문 62명 등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해당 세미나에 참석해 교육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상대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것은 9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앞서 삼성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임원 대상 특별 세미나를 진행해 왔으나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논란이 된 이후부터 세미나 진행을 멈췄다.
최근 세미나를 재개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대내외 위기론도 불거지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위기 극복에 나서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부터 전 계열사 임원들이 주 6일 근무에 돌입하는 등 고삐를 바짝 죄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사업별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TV는 2023년 30.1%에서 2024년 28.3%로, 스마트폰은 19.7%에서 18.6%로 하락했다. 더하여 D램 시장 점유율도 42.2%에서 41.3%로 위축되는 등 시장 지배력이 약화했다. 이에 삼성 내부에서 임원진의 결속을 다지고 ‘위기 돌파’를 위한 임원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미나가 멈췄던 지난 2016년 이재용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로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0월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고로 삼성전자가 대내외에서 품질 논란을 겪자, 등기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보여준 이재용 회장이 이듬해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 것이다.
이후 지난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근 이재용 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에 있어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책임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 경우 오너가로 이사회에 참여해 신기술 투자나 인수합병(M&A), 지배구조 투명화 등을 중심을 잡고 끌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더하여 최근 회사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위기 역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재용 회장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사면초가의 위기에 닥친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해 그룹 컨트롤타워의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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