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 최초 아파트
영월 인구 절반 거주
강원도 태백 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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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업화를 위해 가장 많은 에너지원을 제공한 도시는 강원도 탄광촌으로 전해진다. 최근 해당 지역의 아파트가 철거되며 지역이 쇠락해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 문경, 충남 보령, 전남 화순 지역도 대표적 탄광촌으로 꼽힌다.
하지만 매장량이나 생산량은 강원도의 석탄이 전국의 70%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삼척, 태백, 정선, 영월로 대표되는 탄광촌은 산업화의 핵심 지역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중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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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탄광촌은 농촌·어촌과 더불어 대표적인 산업공동체 촌락으로 꼽히기도 했다. 강원도 최초의 탄광촌은 영월군 북면 마차리이며, 1935년 영월광업소가 개발되면서 일본인, 중국인까지 대거 이주해 왔다. 산둥성과 랴오닝성 푸순탄광 일대에서 온 중국인 광부는 800명에 달했으며, 이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아편으로 인한 환각 상태에서 발생한 범죄가 영월의 주요 사회문제로 떠오를 정도였다.
탄광촌의 전성기였던 1960~1970년대에는 영월군 인구 절반이 마차리 일대에 살았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태백은 1960~1980년대 탄광 산업이 번영하면서 수많은 광부와 그 가족들이 몰려들었고 그로 인해 극심한 주택난을 겪었다. 이에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장성광업소와 철암역 주변에 판자촌을 형성하며 임시 거주지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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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광업소 정운교 부장은 “아파트 짓기 전에는 사택이라고 해서 단독 주택에 칸막이를 해서 사택으로 나눠줬다”라고 전했다. 탄전문화연구소 정연수 소장은 “석탄공사가 제일 좋았는데 사택 입주율은 70% 중반이었다”라며 “좀 더 좋은 조건의 사택을 얻기 위해 뇌물과 인맥을 동원한 눈치작전도 치열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석탄공사가 공급난이 심화하자 1978년 태백시 장성동에 화광아파트를 지었다. 해당 아파트는 태백 최초의 광부 아파트다. 당시 화광아파트는 702세대로 구성되었고 1순위 입주 대상은 장성광업소 등에서 20년 이상 장기근속한 직원과 간부들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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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는 3층 건물로, 한 세대에 방 2개, 주방, 현관이 있었으며, 화장실과 연탄창고는 현관 밖으로 나가야만 이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당시에는 서울에 비견될 만큼 자랑스러운 주거지로 여겨져 많은 이들에게는 큰 자부심이었던 장소였다.
과거 자부심을 가졌던 강원도 태백은 현재 인구 유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심가의 상가 임대료는 석탄 전성기였던 30년 전 금액에도 못 미친다. 화광아파트는 지난 2019년에는 3~4가구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광아파트 준공 당시 지어졌던 서울의 아파트는 부의 상징이 되었지만, 이 아파트는 폐허가 된 것이다. 현재 화광아파트는 철거되었으며, 부지에 태백 장성탄탄마을이 탄생했다.

40년을 넘게 버티며 많은 역사적 순간들을 함께한 화광아파트는 주민들에게 기념비적인 존재였다. 이에 아파트가 철거되던 날 주민들은 아파트 동판을 영정사진 삼아 장례식을 치르기도 했다. 화광아파트 부지에 탄생한 탄탄 마을에는 퇴직한 광부나 그 가족들이 입주하게 되었다.
장성동에는 태백시 제2청사가 지어지기도 했다. 탄탄 마을에는 보건소 일부와 상하수도 사업소 시설관리공단이 들어섰으며, 작은 영화관도 개관되었다. 또한 주민들의 여가와 건강을 위해 수영장과 농구장이 마련되기도 했다. 광부와 가족들의 보금자리였던 사택은 현재 퇴직한 광부, 그들의 가족, 그리고 일반 주민들에게 임대되고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되어 입주민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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