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송민호·솔비 등 화가 활동 활발
유명세로 그림 홍보에 유리
전문성 떨어진다는 비판도 존재

최근 문화예술계에서도 스타들의 다양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작품 제작을 통한 스타들의 미술계 진출은 기존에도 있어 왔지만, 대중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경험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스타들 또한 제작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술 활동을 하는 연예인을 칭하는 신조어 ‘아트테이너’가 생길 정도다. 아트테이너는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와 연예인을 뜻하는 엔터테이너(Entertainer)의 합성어이다. 특히 미술계에 진출하여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는 이들의 그림은 적게는 500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미술을 업으로 삼아 온 중견작가와 맞먹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아트테이너로는 배우 하정우가 있다. 20대 중반에 그림을 독학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지는 그는 2010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20년 한 해를 제외하고 해마다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10대 갤러리 중 하나인 ‘학고재’에서 전시회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그의 전시회는 전시된 작품이 완판되기로도 유명하다.
하정우의 그림은 장-미셸 바스키아 등 유명 화가의 영향을 받은 화풍에 거침없는 선과 선명한 원색이 특징이다. 특히 ‘100호(인물화 162.2×130.3㎝)’ 작품은 2,000만 원에 판매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부실 군복무’ 관련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가수 송민호 또한 아트테이너이다. 송민호는 2019년 신인 단체전 ‘SSEA’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오님(Ohnim)’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면서 2022년 서울 성동구 스타트플러스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기안84 등과 함께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도 전시를 마친 바 있다.
그의 작품이 얼마를 호가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지난 1월 ‘그림 먹튀’ 사건이 불거지며 첫 개인 전시회에서 선보인 ‘I thougt’라는 제목의 작품 가격이 공개됐다. 작품을 구매하고 받지 못한 A 씨는 해당 그림을 2,500만 원에 구매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가수 솔비는 본명인 권지안으로 데뷔를 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솔비 작품의 최고가는 2,300만 원으로, 지난 2021년 10월 국내 최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판매됐다. 당시 솔비가 출품한 작품 6점은 대중에게 공개되기도 전에 완판됐다.
외에도 2022년까지 작품을 판매한 총수익금만 2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구혜선, ‘그림 대작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영남, 2021년 ‘꿈꾸는 낙타’ 시리즈 중 ‘낙타와 달’ 작품을 1억 원에 판매한 배우 윤송아 등 많은 아트테이너가 존재한다.

이들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연예계 활동을 통해 얻은 지명도를 통해 미술 시장에 손쉽게 진입하면서 신진 작가들에게 박탈감을 안겨 준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또한 아트테이너들의 작품 중 일부는 잘 알려진 거장과 화풍이 유사해 작품의 아이덴티티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작품에는 꾸준한 수요가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최근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테크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 있을 것으로 풀이한다. 특히 미술품은 다른 자산과 달리 세금 측면에서 이점이 커, 이를 활용하려는 것이다. 미술품은 다른 자산과 달리 취득세와 보유세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1억 원이 넘는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어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특히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이거나 가격이 6,000만 원 미만인 미술품의 경우, 처분할 때 양도세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 세금을 제하지 않은 온전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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