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
1,385억 원 상당의 주식 매도
삼성SDS, 한게임, 네이버 출신
지난 7월 말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 보유 지분 가치가 1조 원에 육박했던 ‘슈퍼 개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8월 5일 증시 폭락 다음 날 1,385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형인우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CA 협의체 공동의장의 처남으로 알려졌다. 이에 투자업계에선 형인우 대표가 해당 주식을 수익 실현 차원에서 매각한 것이 아니라 증시 폭락 여파로 불가피하게 처분한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인우 대표는 8월 6일 알테오젠 주식 50만 주를 주당 27만 6,949원에 장내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보유 주식(300만 주, 지분율 5.6%)의 17% 물량을 매도한 것으로, 총매도액은 1,385억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형인우 대표는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라고 주식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주식 처분에 따라 형인우 대표가 보유한 알테오젠 주식은 300만 주에서 250만 주(지분율 4.69%)로 줄어들었다. 즉, 보유 지분이 5% 아래로 내려가면서 변동 공시 의무가 발생해 해당 지분 매도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형인우 대표가 해당 주식을 어쩔 수 없이 매각했을 것이란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월 30일 알테오젠 주가는 32만 500원(종가)까지 오르며 당시 기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당초 형인우 대표가 투자 이익 실현을 위해서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면 1조 원 가치의 주식을 장기 보유해 온 사람이 굳이 그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어 형인우 대표의 주식 매도를 매도일 전날의 증시 폭락 상황과 연관 짓는 이들도 있다. 이는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인한 반대매매(담보 주식을 강제 매각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 대응 과정에서 담보 주식의 반대매매를 피하고자 매각했거나 반대매매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당초 지난 8월 5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 선·현물, 코스닥 선·현물이 모두 폭락하며 역대 최악의 날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루 뒤인 6일에는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알테오젠 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당일 알테오젠 주가는 장 초반 10% 넘게 반등했으나 낮 12시 전후로 삼성증권 창구에서 매도 폭탄이 터지며 누적 순매도량이 51만 주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당시 파생상품 증거금 부족으로 인한 반대매매 청산으로 추정된다는 설이 무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교롭게도 형인우 대표가 8월 6일 50만 주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삼성증권을 통해 나왔던 매도 물량이 형 대표 보유 주식이었을 것이란 추정이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형인우 대표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 밝힌 점도 이런 추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이런 추측에 대한 형 대표의 입장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형인우 대표는 지난 2020년 알테오젠 최대 주주인 박순재 대표(20.4%)에 이어 2대 주주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 형인우 대표는 바이오시밀러 업체 알테오젠의 주식 67만 주(지분율 4.7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형 대표의 부인 염혜윤 씨와 스마트앤그로스의 보유분까지 합하면 주식 수는 71만 주(5.04%)에 달했다. 또한, 형인우 대표가 알테오젠 투자를 통해 1조 원에 가까운 투자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1972년생인 형인우 대표는 개발자 출신으로 삼성SDS, 한게임, 네이버, 한게임재팬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삼성 계열의 시스템통합(SI) 기업 삼성SDS에서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NHN(프로그래머)과 카카오(이사)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어 김범수 의장의 개인 투자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에서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
또한, 그는 지난 2011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모바일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지금의 스마트앤그로스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앤그로스는 형인우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소유 회사로 모바일 게임개발사 및 화장품 도소매 업체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어 지난 2017년 코넥스 상장 로봇청소기 업체 에브리봇에도 손을 대는 등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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