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넘는 슈퍼카 구매 급증
법인 번호판 기피 현상 때문?
아직 행정예고도 없는 상태
최근 강남 일대 거리를 지나가보면 억대를 호가하는 슈퍼카 차량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부쩍 늘어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곧 시행될 ‘연두색 번호판’ 때문이다. 그동안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기업 오너나 그 가족들이 법인 명의로 고가의 차량을 구입 및 리스를 통해 사적으로 이용해 왔다.
이에 지난 1월 정부는 탈세의 온상이 되어버린 슈퍼카 법인차 사례를 막기 위한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그게 바로 ‘연두색 번호판’이다. 그러자 많은 법인들이 연두색 번호판을 본격 시행하기 전 슈퍼카 구매 행렬을 이어간 것이다.
올해 3억대 슈퍼카 구매만
무려 1,704대 늘어나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8월 기준 법인 명의의 3억 원 초과 수입차가 7,99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말 집계됐던 6,290대에 비해 무려 1,704대가 늘어난 셈이다. 무엇보다 작년 한 해 동안의 증가분인 1,856대에 육박하는 등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2억 원 초과 3억 원 이하 수입차 역시 3만 2,498대로 지난해 말 2만 6,973대에 비해 5,516대가 증가했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올해 2억 원 초과 법인명의 차는 서초구가 181대로 가장 많았는데, 그 뒤로 강남구(141대), 광진구(47대), 양천구(34대), 중랑구(28대)로 집계됐다.
연두색만은 피하고 싶었던
법인들의 구매 러쉬
이 같은 현상에 자동차 업계는 오는 10월 도입되는 연두색 번호판만을 피하고자 법인들이 미리 고가의 법인차 구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10월부터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되지만 소급 적용되지 않는 허점 때문에 제도 시행에 앞서 법인들이 앞다퉈 슈퍼카를 구매하고 있는 것.
정우택 의원은 “억대 수입차를 법인 오너와 그 가족이 사적으로 운용하는 문제는 법인차 제도를 왜곡시키는 고질병이다”라며 “연두색 번호판 시행과 병행해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는 자동차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일반 국민들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법입차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고민 중
다만 10월부터 적용될 것이라 여겨졌던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을 두고 아직 행정예고도 안 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상반기 행정예고를 통해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 했으나, 9월 중순이 돼도 감감무소식이다.
현재로서는 9월 중 행정예고를 하더라도 각종 준비 상황에 따라 11월 시행도 어렵다는 시각이 따른다.
이에 자동차 업계와 렌터카 업계 역시 고객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매체들은 10월 신규등록 차부터 연두색 번호판이 부착되고 이전에 등록된 법인차는 기존 번호판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모든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할지, 차값에 따라 구분 적용할 지 등 구체적 시행 방안을 놓고 아직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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