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1년도 안 된 전기차
공중에 붕 뜰 정도로 가속해
경찰은 국과수에 원인 의뢰
몇 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기존 내연기관차를 이용하던 이들이 전기차로 옮겨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년 전기차를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올해 5월을 기준까지 등록된 전기차는 무려 43만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이 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급발진’과 관련된 이슈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최근 40년 가까운 운전경력을 가진 택시기사가 전기차 택시를 주행하다 급발진 정황이 의심되는 사고를 당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멀쩡히 달리던 전기차 택시
돌연 가속하더니 사라져
20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5시께 경기도 수원시의 한 도로에서 기아 전기차 EV6 택시를 주행하던 60대 운전기사 A씨가 신호등과 가로수를 연이어 들이받는 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전기차 택시 옆 차선에서 주행하던 다른 운전자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SNS에 공개됐는데, 순식간에 확산될 정도로 충격적인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 속 전기차 택시는 일반 도로에서 볼 수 없는 속도로 주행하다 이내 속도를 이기지 못하는 듯 잠시 공중에 붕 뜨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전기차 택시가 멈춘 것은 오른쪽에 있던 신호등과 가로수를 들이받은 후였는데, 1차 충돌할 당시 속도가 줄어들기는커녕 여전히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가곤 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 없어
운전자는 급발진 주장
사고가 난 후 광경은 처참한 그 자체였는데, 도로 위에 널브러진 신호등과 나무들 그리고 전기차 파편들이 즐비했다. 전기차 택시에 타고 있던 A씨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팔과 갈비뼈 등이 부러지고 골반에 금이 가는 등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의식을 되찾은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고된 지 1년도 안 된 전기차가 ‘급발진’하면서 사고가 났다고 주장한 것. 그는 “속도를 줄이려 했으나 브레이크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며 “인명 피해를 내지 않기 위해 신호등 방향으로 운전대를 틀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A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급발진을 주장한 전기차 택시는 사고기록장치를 국립과학수사대에 보내 사고분석 의뢰를 한 상태다.
끊이지 않는 급발진 사고
원인 입증은 운전자가?
이를 본 네티즌들은 “다른 경우에는 운전 미숙을 의심하겠지만, 이번 사고는 정말 급발진이 의심된다”, “정말 날아가는 게 보일 정도.. 얼마나 무서우셨을까..”, “전기차 택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왜 이렇게 많이 일어나냐”, “이번에도 급발진 아니라고 해봐라”, “블랙박스 차주도 엄청 놀랐을 듯”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의하면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급발진 의심 사고는 316건이었지만, 차량 결함의 한 급발진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결함에 대한 입증을 제조사가 증명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국내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운전자가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전기차 운전자들이 늘고 있는 지금, 하루빨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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