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 항소심에서 1심보다 낮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성빈 드론돔 대표에게서 받은 3,99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를 청탁 대가가 아닌 구매대행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혐의를 무죄로 돌렸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받은 세한도 복제품 관련 혐의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1심 징역 7년이던 형량은 5년으로 줄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5-3부는 지난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 대해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우백 화백 그림과 금거북이 보관함, 디올 파우치, 티파니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대해서는 몰수를 명령했고 2,440만 원의 추징도 결정했다.

항소심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손목시계 수수 혐의였다. 재판부는 서 대표와 바쉐론 한국 지사장 A 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1심과 다르게 해석했다. A 씨는 서 대표에게 ‘회장님 다이아 있는 상품도 같이 넣어봤어요. 아시겠지만 막상 착용하면 너무 화려해 보이지 않으니 괜찮을 것 같아서요. 바쉐론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단순히 판매자가 자신의 브랜드를 선택해 준 고객에게 하는 의례적인 영업상 인사말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어색한 측면이 있다”라며 당시 거래 관계를 다시 들여다봤다.
서 대표가 보낸 ‘견적 보내드리게요’ ‘보안 부탁합니다’라는 표현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들이 손목시계 구매 주체를 서 대표로 인식하는 상황이었다면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내용으로 보인다”라며 서 대표를 구매대행자로 봤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서 대표의 법정 진술과 행동도 함께 반영됐다. 재판부는 “서 대표는 원심 법정에서 김 여사에게 손목시계 모델의 확정 권한을 위임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구매대금의 결제까지 부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라며 실제 구매 주체를 다시 살폈다. 이어 “서 대표는 손목시계를 수령하면서 자신이 수령하는 모습을 호텔 직원에게 촬영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는데, 청탁 목적으로 교부할 손목시계를 구매하는 상황이었다면 사진 촬영 부탁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청탁 목적이라는 판단에 의문을 더했다.
로봇개 사업과 시계 전달 사이의 연결성도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서 대표의 로봇개 사업 관련 일련의 경과를 보면 손목시계 교부 전후로 어떤 외압 내지 제3자 청탁이 있었다고 볼만한 정황이 없다”라며 객관적인 청탁 정황이 뚜렷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애초에 이 사건 손목시계가 그러한 명목과 결부돼 있지도 않았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라며 전달 목적 자체를 재검토했다.

1심은 같은 시계를 두고 반대 결론을 내렸다. 당시에는 서 대표가 바쉐론의 주요 고객이었다는 점과 A 씨의 수사기관 진술 등을 근거로 김 여사 측의 구매대행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에서는 이 전 위원장에게서 받은 세한도 복제품 역시 인사 청탁 대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최재영 목사에게서 디올 가방을 받은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 판단이 유지됐다.
일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김 여사의 형량은 2년 줄었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 여사 측과 김건희 특검팀 모두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만큼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가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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