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 인근까지 번졌다. 완제품(DX) 부문 대표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서울 한남동 이 회장 자택 인근에서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며 이 회장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과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DS) 부문과 DX 부문 사이에 벌어진 성과급 차이가 갈등의 핵심으로, 노조는 공동교섭까지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최근 새 지도부 선출을 마치고 노사 협상 대응 체제를 다시 꾸렸다. 신임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에는 손용호·안영득 후보가 득표율 54.2%로 선출됐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62.1%였다.
동행노조의 조합원은 3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DX 부문 임직원의 약 63%가 가입해 있으며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함께 삼성전자 내 주요 노조로 꼽힌다.
새 지도부가 전면에 내세운 요구는 DS 부문과 DX 부문의 보상 격차 해소다. 특히 두 부문이 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공동교섭 방식도 요구하고 있다. 부문별로 따로 진행되는 협상 구조 대신 전사 차원에서 보상 문제를 다루자는 것이다.
갈등은 지난 5월 체결된 임금협약 이후 더욱 커졌다. DS 부문에는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성과급이 마련된 반면 DX 부문에는 자사주 600만 원 상당이 지급되면서 노조 내부에서 보상 차이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동행노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이 회장 자택 인근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경영인과의 협상만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보고 이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은 것이다.
성과급 산정 방식은 삼성전자 내부에서 오랫동안 부문별 실적과 연동돼 왔다. 반도체 업황이 크게 부진했던 2023년에는 DS 부문 임직원의 초과이익성과급이 0%로 책정된 바 있다. 현재는 반대로 메모리 업황 회복으로 DS 부문의 실적이 개선된 반면 DX 부문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가 보상 격차를 인위적으로 좁히거나 전사 공동교섭을 받아들일 경우 기존 성과보상 기준과의 충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DX 부문 구성원들의 박탈감이 커질 경우 조직 분위기와 인력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개별 노사 협상에 직접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2020년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노사 현안을 처리해 왔다. 총수가 특정 협상에 직접 개입할 경우 이후 다른 노사 현안에서도 같은 요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현장 소통은 DX 부문 경영진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는 10월 예정된 타운홀미팅에서도 보상 문제와 함께 DX 부문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갈등은 단순한 성과급 규모를 넘어 부문별 보상 기준과 전사 교섭 방식까지 연결되고 있다. 3만명 규모의 동행노조가 이 회장 자택 인근에서 장기 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존 성과주의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DX 부문 구성원들의 불만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향후 노사 관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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