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내년 임금교섭에서 공동전선을 택하지 않고 독자 행보에 나선다. 다른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렸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단독으로 교섭대표노조 지위 확보에 나서기로 결단한 것이다.
반도체(DS)와 완제품(DX) 부문의 성과급 차등을 둘러싼 갈등이 노조 간 이해관계 변화로 이어지면서 내년 임금교섭은 사실상 각 노조가 주도권 확보에 나서는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초기업노조는 전사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에도 적극 참여해 과반 노조 지위를 잃은 뒤 약화된 영향력을 다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7일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DX 직원들이 제기한 성과급 차등 기준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해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사업부문마다 발생한 경영 성과와 회사 이익에 대한 기여 등을 토대로 성과급 규모를 달리 정했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번 갈등은 올해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임금협약에서 시작됐다. DS에는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이 적용됐다. DX 직원들에게는 1명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서로 다른 보상 방식과 규모를 두고 DX 직원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노조 간 갈등으로도 번졌다.
초기업노조는 내년 교섭부터 기존 공동교섭 방식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택할 방침이다.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차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요구안에는 DS 내 적자 사업부에 적용되는 패널티 개선과 실적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 등을 담을 예정이다.
전사 노사협의회도 초기업노조가 영향력 회복을 노리는 또 다른 무대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마다 별도로 두었던 노사협의회를 하나의 전사 조직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고용노동부의 권고를 반영한 조치로 전사 임직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업노조는 평택과 기흥, 화성, 천안, 온양 등 DS 사업장의 조직력을 활용해 전사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에 참여할 계획이다.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하면서 줄어든 영향력을 근로자위원 확보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노사협의회 활동과 임금교섭은 권한에서 차이가 있다. 노사협의회에서는 성과배분을 비롯해 인사와 복지, 안전보건 등을 논의할 수 있다. 반면 임금과 단체협약을 협상할 권한은 교섭대표노조에 있다. 초기업노조가 전사 노사협의회에서 다수 근로자위원을 확보하더라도 임단협에 직접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DS 사업장에서는 근로자대표 지위 확보도 별도로 추진한다. 평택과 기흥, 화성 등을 중심으로 사업장별 과반 조합원을 확보해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과 작업환경 개선, 산업재해 예방 대책 등의 논의에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조합원 약 7만 6,000명을 확보하면서 삼성전자 창사 이후 처음으로 과반 노조에 올랐다. 이후 DS와 DX의 성과급 차등에 반발한 DX 직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과반 지위를 내줬다. 지난 4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5만 3,825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DX 직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은 3만 130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성과급 차등을 둘러싼 갈등이 노조의 세력 구도 변화로 이어진 가운데 초기업노조가 공동교섭 대신 단독 노선을 선택하면서 내년 삼성전자 임금교섭의 주도권을 어느 노조가 확보할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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