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유사 성행위 강요했다 주장
증거 불충분으로 명예훼손 불송치 결정
최근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

축구 국가대표 출신 기성용(36·FC서울)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A, B 씨가 자신들의 폭로를 ‘대국민 사기’라고 주장했던 기성용의 전 대리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항소 7-2부(부장판사 해덕진, 김동현, 김연화)는 10일 의혹 제기자 A·B 씨가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송상엽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2021년 A·B 씨가 2월 전남 순천중앙초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 사이에 기성용을 비롯한 선배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폭로와 관계가 있다.

A 씨와 B 씨는 당시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당시 축구부 합숙소에서 구강성교를 강요당했다며 “응하지 않으면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가해자들에게 비공개로라도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인 박 변호사는 가해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밝힌 가해자 중 한 명의 신상과 일치하는 선수가 기성용밖에 없어 당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MBC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에 보도가 될 정도였다.
이에 대해 기성용의 소속 구단 FC서울 측에서는 최초 보도 직후 사안을 파악하고 “기성용이 관련 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며, 현재 여러 방향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사실 관계 확인 후 구단 측에서는 ”현재까지 구단에서 파악한 바로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측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할 만한 근거를 얻지 못했다”, “사실 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했지만, 폭로자 측 주장의 근거를 찾지 못했다.”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기성용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됐던 C 씨도 ”학교 폭력이 있었다면 사과하겠지만, 성폭력은 절대 없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기성용 또한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도된 기사 내용과 자신은 무관하다며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라며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 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다“라고 밝히면서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폭로자 측에서는 그의 반응에 ”확실한 증거가 있다“라며 다른 증거를 확보했다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피해자임을 주장했던 A 씨와 B 씨에게 성범죄를 당한 제삼자의 폭로로 인해 상황은 반전됐다.

PD수첩을 보고 분노해 언론의 인터뷰에 응한 기성용의 또 다른 후배 D 씨는 “기성용에게 2000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와 B가 중학생이던 2004년 나를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라며 “A와 B는 기성용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당할 사람들이 아니고 오히려 악랄한 성폭행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D 씨는 ”자기가 (기성용 등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는 구강성교를 본인들이 시켰다“라며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강조했다.
결국 한 달간의 치열한 진실 공방 끝에 2021년 3월 22일, 기성용(FC서울)이 의혹 제기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며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날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서초경찰서에 A 씨와 B 씨에 대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서울중앙지법에는 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은 2년 5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A 씨와 B 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고, 2023년 8월 17일 이들에게 처분 결과 통보를 내렸다. 이에 A, B 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충정 박지훈 변호사는 “대질조사와 거짓말 탐지기 검사 등 모든 수사 방법이 동원됐고, 이들의 폭로는 사실상 허위가 아닌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경찰 측에서는 기성용의 성추행 사실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에서는 “수사를 했지만 오래된 사건이라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라며 “사실 여부를 떠나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