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민자역사 개발사업
2004년 1,200억 원 투입
SM그룹 인수 후 압수수색

지난 2006년 문을 연 신촌 민자역사가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다. 오픈한 지도 벌써 17년이 지났다. 실제로 지난해 해당 건물은 새 주인을 찾았으나 현재까지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덧붙여 이대 상권 침체와 맞물려 이 일대 상권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어 서울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2004년 성창F&D가 신촌 민자역사에 1,200억 원을 들여 밀리오레 건물 공사에 착공했고 2006년 신축을 완료해 지어진 곳이다. 성창F&D는 전국적인 밀리오레 체인망을 완성한 기업이다.

완공 이후 건물에 입점할 점포 분양 사업에도 나섰던 성창F&D는 1~4층엔 동대문 패션의 대중화를 이끈 쇼핑몰 밀리오레, 5~6층엔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입점해 신촌, 이대 상권의 중심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만, 지난 2023년 해당 건물은 4층까지 아예 문을 싹 닫았고 외부인 출입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건물은 지하 2층~지상 6층에 전체 면적 3만㎡ 규모를 자랑해 신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전망이었다.
그러나 2006년 오픈 당시 점포 입점률이 30%에 불과해 주변 상인들의 우려가 쏟아지기도 했다. 실제로 개관 3년 만인 2009년 공실률은 80%를 돌파했으며. 개관 후 6년이 지난 2012년부터는 입점 점포가 아예 ‘단 한 곳도 없는’ 사실상의 폐점 상태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즉,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연대·이대생들도 찾지 않는 흉물로 전락해 방치된 것이다. 덧붙여 총체적 난국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는 사업 과정에 소송전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성창F&D는 신촌 밀리오레 점포 분양 당시 경의선 신촌역이 복선 전철화되고 인천 고속철도가 경유해 하루에 5~10분꼴로 열차가 288회 운행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철도 노선 계획이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신촌 밀리오레에 입점한 개인 사업자 300여 명이 사기 분양이라면서 분양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대법원이 임차인의 손을 들어주면서 분양금을 반환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성창F&D 측은 1,400여 개 매장을 한 구역당 6,500만~1억 원가량에 분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해당 건물이 방치되자 2020년 SM, 삼라마이다스 그룹이 1~4층 상가 운영권을 200억 원에 인수해 식음료 매장과 쇼핑몰을 입점시킬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번지면서 흐지부지됐다.
이어 서대문구가 이듬해 신촌 민자역사를 리모델링해 임대주택과 주민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형 청년주택을 짓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이 계획 역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신촌 민자역사는 당분간 공실 상태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측은 “신촌 민자역사를 청년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건물 구조가 적절하지 않아 중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더하여 운영권을 갖고 있는 SM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와 지역 상권 악화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현재 역사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사업 제안을 받고 있으며 서대문구청, 국토부 등과 다양한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신촌 민자역사의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SM그룹은 지난해 10월 검찰이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해 그룹 본부와 계열사 사무실이 위치한 곳을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 당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신촌 민자역사에 있는 사무실 역시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검찰이 들여다본 SM그룹 관련 뇌물수수 혐의는 최근 제기된 각종 논란과는 별도의 수사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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