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떡값만 800만 원 받는다는 ‘이 직업‘, 반면 서민들은…

지난해 추석 직장인 40% ‘떡값 없어‘
지난해 국회의원 명절 떡값 849만 원
국회의원회관에 선물 택배 쌓이기도

지난해 취업 포털 인크루트에서 직장인 1,0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직장인 40.6%가 추석 상여금이나 휴가비 등 이른바 ‘떡값’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받는다’는 35.5%가, ‘잘 모르겠다’는 23.9%가 답했다.

상여금을 받는다고 응답한 직장인들의 평균 수령 금액은 83만 8,000원이었다. 이는 대기업(평균 146만 원)이 포함된 수치이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2만 6,000원이 평균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국회의원들은 명절 휴가비 명목으로 약 850만 원(설, 추석 각각 약 425만 원씩)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져서 화제다. 지난해 직장인의 평균 추석 상여금과 비교하면 5배가량 높은 금액이다.

국회사무처가 발표한 ‘2024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 기준’ 등에 의하면 지난해 국회의원 연봉은 세전 약 1억 5,700만 원이다. 2023년(약 1억 5,400만 원)보다 1.7%(약 3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구체적인 항목별로 살펴보면 일반수당 월 707만 9,000원, 관리업무수당 63만 7,190원, 상여금 1,557만 5,780원, 명절휴가비 849만 5,880원, 입법활동비 313만 6,000원, 특별활동비 78만 4,000원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의원들은 실제 차량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매월 유류비 110만 원과 차량유지비 35만 8,000원을 지급받는다. 상임위원장이나 교섭단체 대표의 경우 차량유지비가 65만 원가량 늘어 100만 원을 받기도 한다. 매월 세전 1,200만 원에서 1,300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MBN의 프로그램 ‘가보자GO’ 시즌 2에 나와 받았다고 밝힌 6월분 급여는 992만 2,000원에 달했다. 그는 스페셜 MC를 맡은 사유리가 “국회의원 얼마나 받아요?”라고 묻는 말에 “지난달 처음으로 통장에 돈이 찍혔는데 992만 2,000원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에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매일 싸우기만 하는데 월급은 엄청 받네”, “하는 것도 없는데 월급은 나보다 많이 받네” 등 높은 국회의원의 급여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9월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명절휴가비를 받은 사실을 알리면서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여러 명목의 소중한 혈세가 날짜만 되면 꼬박꼬박 들어온다”라며 “참 마음이 무겁다”라는 심정을 밝힌 바 있다.

국회의원이 받는 것은 급여뿐만이 아니다. 명절마다 국회의원들의 이름으로 배송되는 선물들도 있다. 심지어 이들은 20만 원대 명품 한우 세트, 와인 등 최상급 품목의 선물을 받는다. 의원들에게 선물을 보내오는 곳은 대개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익단체나 협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물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추석에는 국회사무처에서 ‘9월 9일부터 13일까지 안내 직원 2명을 배치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각 의원실에 발송했다. 이에 과도한 선물 배송으로 임시직까지 채용해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세금으로 의원들 선물 정리나 하고 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다만, 관계자에 따르면 다수의 의원이 정치 활동 자금으로 사비를 사용하기도 해 실제 수령하는 금액은 많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보좌진은 “실제로 일하는 시간을 계산하면 오히려 박봉에 가깝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미국 의회는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민심을 달래고 고통 분담을 하기 위해 ‘COLA(생활비 조정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고 동결한다’라는 내용을 예산 지출 법안에 포함해 왔다. COLA는 물가상승률과 연동해 급여 인상하는 제도이다.

의원들이 자진해 15년 동안 연봉 인상을 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 미국 의원의 연봉은 상·하의원 모두 17만 4,000만 달러(약 2억 5,000만 원)이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보다 국회의원 보좌진의 월급이 더 많은 경우도 있을 정도다. 미국 현지 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고참급 보좌관들의 경우 228명이 20만 달러 이상, 555명이 18만 달러에서 20만 달러를 받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의원 급여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4배인 반면, 미국의 의원 연봉은 1인당 GDP의 약 2배 수준에 불과하다”라며 “의원 급여를 반으로 깎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