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네이버·카카오 주가
40만 원 선→17만 원 선
네이버와 카카오 회복 행보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 정보기술(IT) 플랫폼을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에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한 달 넘게 상승세를 보여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장기간 하락세가 지속되던 주가가 상승 선을 보이자 이를 기회로 삼아 한 달간 1,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과 같은 17만 6,800원으로 거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0일 주당 15만 9,900원이었던 네이버 주가는 한 달 만에 10.57% 오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네이버를 385억 원어치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기관투자자가 1,196억 원을 순매수한 덕분에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증권가에서 네이버의 실적을 컨센서스 대비 상향 조정하는 추세이고, 9월 말부터 계속된 임원의 자사주 매입과 사측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국민 포털로 꼽히던 네이버의 주가가 당초 40만 원이 넘었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것은 틀림없다.
한 달 사이 상승세를 보인다고는 하나 17만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국민주 열풍을 몰고 오며 너도나도 100만 원을 전망했지만, 지금 상황은 처참한 수준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주식 평가에 인색한 골드만삭스조차도 네이버의 현재 주가가 믿기 힘든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네이버에 대해 “네이버의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연구원인 에릭 차는 보고서를 통해 “이커머스 업계 선두 주자인 쿠팡의 시가총액이 63조 원에 달하는데 검색 업계 선두 주자인 데다 이커머스 2위인 네이버 가치가 28조 원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저렴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은 “현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이자 글로벌 평균 20.4배 대비해도 저평가된 상태”라고 밝혔다. 네이버의 주가 하락에 따라 주주들의 한탄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추락한 점은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
네이버와 함께 국민 주식으로 불리던 카카오 역시 한 달 사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1일 기준 카카오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34% 오른 3만 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0일 3만 4,900원이었던 것 대비 12.89% 상승한 것이다.
카카오의 경우 네이버와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 달 만에 1,179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30억 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의 주가 역시 한 달 사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 호황기를 맞이했던 카카오의 주가는 2021년 한때 17만 3,000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3만 원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주가 하락에는 카카오 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주효했지만, 카카오의 뒤처진 AI 서비스 공개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카카오는 22일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를 열고 자사의 AI 브랜드 ‘카나나’를 공개하며 AI 서비스 제공 기업 반열에 올랐다.
한편, 최근 네이버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어 주가의 추가 상승 동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증권가에서 올해 3분기 네이버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 6,456억 원(전년 동기 대비 +8.2%), 영업이익은 5,014억 원(+31.9%)을 달성한다는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시장 기대치(4,917억 원)에 부합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네이버와 상황이 다르다. 증권가는 카카오에 대해 “카카오의 본업인 커머스와 광고에서는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콘텐츠 사업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 9.6% 감소한 2조 346억 원, 1,268억 원이라는 점에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및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 위원장이 구속되며 사법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이에 카카오는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해 실적 반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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