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알아?” 횡령 혐의로 법원 출석한 LG家 3세가 보인 행동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받아
출석 길에 취재진과 실랑이

수십억 원에 이르는 횡령 혐의로 재판에 참여한 LG家 3세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구본성 전 부회장이 법정 출석을 하던 중 기자와 실랑이를 벌여 이목이 쏠렸다.

지난달(9월) 25일 구본성 전 부회장은 회삿돈으로 구매한 상품권을 사적으로 현금화하여 횡령 및 배임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장성훈)는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구본성 전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임원에게 지급할 상품권을 구본성 전 부회장이 사용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회사 회계와 분리하여 별도로 관리한 상품권을 현금화하도록 지시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단순히 회사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려고 했다면, 상품권 그대로를 사용하면 되는데 이를 굳이 현금화할 필요성에 대하여 (피고인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등 증빙자료가 없기에 유죄가 인정된다”라고 말했다. 즉, 재판부는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의 혐의와 관련한 증빙자료가 없어 죄를 인정한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부당하게 급여를 인상한 혐의에 대해서는 절반만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20년, 피고인은 이 돈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 번 임원과 회의하고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지 못하면 (증가한) 돈을 반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불법을 인지했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업무상 배임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듬해인 2021년 급여 증액에 대해서 재판부는 죄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거듭하여 다른 주주들이 반대했고, 피고인은 이를 알고 있음에도 또 절차를 위반하고 주주총회에서 보수 규정을 통과될 것을 전제로 하여 증액한 것은 죄가 인정된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양형에 대한 사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부동산과 관련하여 재산세 등의 세금을 구자학 선대 회장의 개인 자금으로 납부한 것으로 인지했다고 말했지만, 지난 2018년 5월 해당 계좌는 자녀들에게 귀속되었고 직원들이 피고인에게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전달한 것에 대해 피고인은 ‘왜 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라며 “피고인은 직원들에게 내용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확인도 안 해, 회사 자금으로 납부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구본성 전 부회장이 부당하게 경영성과금을 수령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를 비롯해 개인 명의로 골프장 회원권을 매수하여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이날 구본성 전 부회장은 선고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길에 ‘지분 매각 생각은 없는지’, ‘직원들에게 할 말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날 선 반응을 보여 화제 됐다.

이에 대해 구본성 전 부회장은 “내가 왜 대답해야 하냐. 당신 누구냐”라며 반문에 나섰고, 취재진을 밀치거나 개인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취재진의 지분 매각에 관한 질문은 현재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워홈의 최대 주주기 때문이다.

구자학 창업주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앞서 지난 2021년 6월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에서 내린 운전자를 차량으로 가해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회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