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상암사옥 3,200억 매각
대규모 현금 유입 재무 약정
IMM PE 한샘 인수 실적 하락
최근 현대리바트가 한샘을 제치고, 가구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한샘이 사옥까지 파는 강수를 내놓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에 1위를 내준 한샘이 재역전을 위해 리모델링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샘은 그래비티 자산운용(그래비티 일반사모 부동산투자회사 제8호)으로부터 서울시 마포구 성암로 179에 위치한 상암 사옥에 대한 매각 대금을 지급받을 예정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 상암 사옥 매각에 따른 결과로, 당시 이사회는 그래비티 측에 3,200억 원에 상암 사옥을 매각하는 안건을 결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매각 금액이 지난해 말 기준 한샘 자산 총액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알려지며, 사옥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설 것으로 추측된다. 한샘 측은 상암 사옥의 매각 배경을 두고 미래 재원을 확보해 기업 가치 제고 등 회사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샘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비즈니스 효율화, 브랜드 고도화, ESG 경영 강화, 기업문화 재정립 등의 전략을 밝힌 것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사옥을 매각한 뒤에도 현 사옥을 임차해 사용하는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이용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한샘의 상암 사옥은 지난 2017년 1,485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매입 7년 만에 2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남기게 됐다. 이번 매각은 한샘의 현 대주주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도했으며, IMM PE는 지난 2021년 롯데쇼핑과 함께 약 1조 5,000억 원에 한샘 지분 21.1%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19시기 일명 ‘코로나특수’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던 한샘은 지난 2021년 매출 2조 2,3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코로나19의 종식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한샘의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의 지난 2022년 매출은 2조 원에 그쳤고 창립 역사상 처음으로 2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나 매출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결국 올 상반기에, 가구 시장 1위 자리를 현대리바트에 내준 한샘은, 상반기 기준 매출 9,6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현대리바트는 상반기 기준 매출 1조 1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샘은 2분기에 들어 가구 시장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이 아닌 지난 1분기에 매출 4,859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 5,000억 원을 넘긴 현대리바트에 자리를 이미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이 분기별 매출액 1위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근 현대리바트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한샘이 실적 반등을 위한 경쟁력 모색을 집중적으로 펼쳐나갈 가능성이 높다. 당초 현대리바트가 한샘을 제친 원동력은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실적 성장이라는 점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이 주력인 한샘이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한샘이 올 상반기에 내부 응집력 다지기에 주력을 쏟은 만큼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022년 상장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한 한샘이를 적자 상황이 지속되자 지난해 대표 교체를 단행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내부 정비를 마친 한샘이 수익성 높은 B2C 리모델링 시장에 집중할 계획으로 보인다.
또한,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낮은 지방에서 서울 대비 소비자의 ‘리모델링 가격 민감도’가 약해 한샘이 강점을 두고 있는 리모델링 시장을 필두로 실적 개선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와 더불어 사옥을 매각한 자금으로 본격적인 신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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