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전기차 화재 지원금
세금 투입 논란 지속돼
서구 구상권 청구 논의
인천 서구 청라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피해자를 위해 인천시와 서구가 결국 생활안전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힌 가운데, 해당 아파트 인근 지역 주민들이 반발에 나섰다. 이는 수백만 원 상당의 지원금이 국민 세금으로 투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나오는 반발로, 일부 청라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파트 화재로 인해 세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부끄럽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맘카페를 비롯한 복수의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국가의 세금으로 청라 아파트 화재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한 맘카페에는 ‘서구 세금으로 **아파트 지원금을 주는 게 맞나요?’라는 제목으로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에) 4인 가구 기준 최대 319만 원의 지원이 이뤄진다고 한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요구했고, 서구청에서 받아들여 이미 확정된 안건이라는데, 왜 이 큰돈을 서구에서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어 다른 작성자 역시 “아파트 입대위분들이 먼저 구청에 지원금 요청했고, 그래서 화재 피해 지원금으로 세금 30억 원이 편성된 거 같은데 맞냐?”며 “중요한 건 국가의 세금을 아파트 화재 지원금으로 사용한다는 거다. 지원금을 얼마나 받느냐 따질 게 아니라 세금을 지원금으로 쓴다는 거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에 나섰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의 일부 입주민들은 “잘못된 선례의 시작이 청라가 되다니 정말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자성하며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라고 하면, 전 제 집에서 불이 나도 국가 세금으로 지원금 받을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할 거다. 혹시 지원금 관련해 실드치고 다니는 분들 계신다면, 그게 당당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건 알아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민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해당 아파트의 일부 입주민들이 세금을 사용해 지원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아파트에 단순히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입주민이 전국적으로 조롱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에서 우리 동네 자체가 욕심내는 이미지로 낙인찍힐까 봐 우려된다”며 “어디 쉘터(shelter)에 뭐가 부족하다는 글 올리는 것도, 다른 사람들에겐 기부를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 요즘 같은 배달 세상에서 저거 하나 스스로 구매 못 하는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이들을 두고 “청라 거지, 청거” 등으로 조롱하며 이들의 세금 사용을 향해 신랄한 비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앞서 한 부동산 거래 앱에서 피해 주민들이 피해 구제를 위해 세금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청라 화재 피해자들의 지원 방안을 둘러싸고 세금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관할 구청이 구상권 청구를 통한 지원금 보전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천 청라 화재 아파트의 관할 구청인 인천시 서구가 청라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과 책임 주체가 밝혀지면 원인 제공자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한 것이다.
특히 벤츠 전기차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난 점과 더불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차량 제조사나 아파트 관리소 측을 구상권 청구 대상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먼저 서구는 우선 재해구호법 등을 토대로 운영되는 인천시 재해구호기금 중 30억 원가량을 화재 피해 지원금으로 활용한 뒤 후속 절차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구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일각에서 세금 투입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일자 재해구호기금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안을 찾기로 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정당한 기준에 따라 지급되는 지원금이지만,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사회재난에 대해 이해와 포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가 투입하려고 했던 재해구호기금은 자연재해나 사회재난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에게 긴급하게 제공하는 지원금으로, 임시주거시설과 급식 등을 지원하도록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구가 피해 세대 중 대피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주민만 세대별로 숙박비를 1일 8만 원 이내로 지급하고, 식비는 1명당 1일 3식 기준으로 최대 2만 7천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이와 더불어 재난 폭염 특별지원금 명목으로 1일 1만 원 상당의 목욕비를 개인별로 지급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향후 구상권 청구를 통해 먼저 사용한 세금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재해구호기금을 보존할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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