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김희영의…” 결정적 증거된 최태원 회장의 옥중 편지 재조명

최태원 옥중 편지 재조명
부정행위 부인 번복해
“김희영과 나의 아이 맞다”

지난 2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오며 이목이 쏠린다.

이날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최 회장과 공동으로 원고에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의 판결 직후 전례 없는 20억 원이라는 높은 위자료 액수를 선고한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재판부는 이날 “제출된 증거에 의해서 피고와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공개적 행보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의 근본적인 신뢰 관계를 훼손하고 혼인을 파탄 나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김희영 이사장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음을 공고히 했다.

이보다 앞서 이루어진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부부가 당사자인 이혼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은 최 회장의 혼인 파탄 책임을 인정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 원을 주라고 판결한 바 있다. 특히 당시 재판부가 최태원의 옥중 편지 및 다른 증거 등을 필두로 위자료의 근거를 삼았다.

이에 최태원 회장이 구치소에서 노소영 관장에게 보냈다는 옥중 편지의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로 법정 구속됐던 최태원 회장은 구치소에서 직접 편지를 써 노소영 관장 앞으로 보냈다고 알려졌다.

당시 그는 ‘노 관장에게’라는 말로 시작해 “그동안 알리지도 않고 이렇게 해서 미안하다”며 운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그는 “몇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해주고 싶다”라고 밝히며 “먼저 내가 이렇게 너와 정리하지 않고 알리지도 않은 채 이렇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이미 일은 일어난 거야. 되돌리거나 없었던 것으로 할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어”라고 전했다.

또한, “내가 정리할게. 아이는 나와 김희영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맞다”라고 하며 “내가 김희영 이혼하라 했고 아이도 낳게 했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러나 내가 돈을 주거나 김희영이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김희영의 부모도 아이를 갖기 전까지는 날 전혀 알지 못했고 지금도 가끔 만난 것 이외에는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김희영 이사장과의 사이에서 낮은 딸에 대해서도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경위가 어찌 되었든 아이는 내 딸이다. 네가 혹은 누구라도 아이에 대해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명확히 밝히며 근거 없는 추측이나 과장, 허위 사실 등을 말하고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옥중 편지에는 최태원 회장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자신이 시켰다는 입장까지 적혀 있었다. 이에 재판부는 해당 편지의 내용을 필두로 이혼소송 2심 선고에서 “혼인 관계 존중했다면 도저히 이럴 수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앞서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1년까지도 김희영 이사장과 혼외자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추궁했으나, 부정행위 자체를 부인해 오다 돌연 마음을 바꾸고 옥중 편지로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수감 당시에도 노소영 관장이 면회 신청을 하는 등 만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를 모두 거부하고 혼외자의 존재를 편지로 알린 것이 판결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편, 김희영 이사장은 이날 판결 직후 “저는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며 “법원에서 정한 의무를, 최선을 다해 신속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그는 “노소영 관장님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히며 항소심을 포기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