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온라인 판매 증가로 폐점
“본사에 천대받는 심정”
과거 인기 로드샵으로 꼽혀 가맹점 월매출 1억 원을 벌어들인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이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본사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점주들은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9월 기준 아리따움은 전국 1000호점을 돌파했다. 이후 이듬해인 2009년 이곳은 화장품 업종 최초로 10-10클럽의 성적을 낸 바 있다. 10-10클럽이란 전국 1,000개 이상 매장과 월매출 1억 원 이상 매장 10곳, 5,000만 원 이상 매장 100개 규모를 뜻한다. 상당히 많은 가맹점주가 월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아리따움은 본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쇼핑몰과 종합 화장품 판매 기업인 CJ의 올리브영이 나타나면서 매출과 매장 수가 급감했다. 지난 2020년 기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로드숍 중 아리따움은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였다. 하지만 2018년도부터 2020년까지 아리따움 가맹점 가운데 폐업을 결정한 곳은 306곳이었다.
당시 아리따움의 본사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으로 유통을 전향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아리따움의 판매 수익의 3분의 1이 온라인에서 발생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매출이 급감하여 줄폐업이 발생한 것이다.
더하여 아리따움 가맹점주는 복합 화장품 판매 기업 올리브영이 등장하면서 상당히 많은 고객을 뺏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해(2023년) 기준 올리브영의 매출은 3조 8,612억 원 규모로 약 4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22년 기록한 2조 7,809억 원 매출 대비 39% 급증한 것이다.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72.7% 상승했다. 올리브영이 지속 성장하면서 로드샵의 매장 수가 급감했다. 지난 2018년 말부터 2020년 8월까지 20개월 동안 로드샵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는 각각 204곳, 151곳이 폐점했다.
반면 다수의 가맹점이 폐점한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의 제품들은 올리브영에서 판매 중이다. KBS 프로그램 ‘추적 60분’의 취재에 따르면 아리따움에서 판매하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은 자사 채널인 아리따움보다 올리브영에서 더욱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같은 제품임에도 아리따움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2만 5,500원이지만, 경쟁사인 올리브영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견본품 2개까지 포함하여 2만 3,800원 수준이었다. 경쟁사에 판매하는 제품이 더욱 저렴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방송을 출연한 한 가맹점주 A 씨는 “(상품이) 우리는 없는데 왜 경쟁사 매장엔 있는지, 왜 경쟁사 매장엔 기획을 만들고 할인하는지”라며 “본사에서 시키는 대로 (매장) 리뉴얼하라고 해서 했는데, 돌아오는 건 천대 같은 느낌이다”라고 호소했다.
더하여 본사에서 기존 판매하던 제품을 단종시키면서 아리따움 가맹점의 경우 제품이 없어 빈 상자를 전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리따움 가맹점주 B 씨는 “여기 진열장 같은 경우도 원래 예전에는 판매하던 제품들로 진열이 되어 있었다”라며 “지금은 이 두 개의 매대에서도 한 제품 빼놓고 나머지는 다 이미지다. 그냥 비어있는 장이다”라고 했다.
다른 진열장에는 빈 상자가 제품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이에 B 씨는 “팔 제품이 없으니까 본사에서 이미지(빈 상자)를 제공해 줬다”라며 “거의 폐점해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아예 전락해 버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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