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정몽규
속초 롯데 리조트 포착
‘책임 있는 리더의 모습 필요’
최근 대한축구협회(KFA)가 5개월간 진행해 온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에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하며 연일 화제다. 이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후 임시 감독체제를 운영해 오며 감독 선임을 위해 국내외 100여 명의 후보군을 만들어 회의를 거친 축협이, 결국 K-리그 감독을 빼 오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비판을 받는 것이다.
특히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임시감독 체제를 2번이나 진행하고도 내린 결론이 K-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HD 홍명보 감독 선임이라는 사실에 울산 HD 팬들은 물론, 한국 축구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 총괄 이사는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내게 모든 권한을 줬고 (차기) 감독 결정은 스스로 투명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정몽규 회장이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주도한 것이 아닌 이임생 이사, 즉 단 한 명의 판단으로 인해 홍명보 감독을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세 후보자(최종 후보)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나 혼자 했다. 홍명보 감독을 만나고 결정한 후에 전력 강화위원회를 다시 소집하고 미팅을 해야 했지만 미팅 후 다시 언론을 통해 외부로 (정보가)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라고 전했다.
또한, “(정해성 전 전력 강화 위원장 사퇴 뒤) 누군가는 절차대로 진행할 사람이 필요했고 정몽규 회장이 내게 모든 권한을 줬다. 절차에 맞게 일을 추진해 왔다”라고 밝히며 차기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의 내정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모두 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나의 얕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잘못됐다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결정에 대해 스스로 후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런 이임생 이사의 발언은 오히려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판 여론을 더욱 거세게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에 논란이 생길 때마다 정몽규 회장이 자취를 감추고 책임을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이날 이임생 이사의 발언이 알려지자,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임생의 독박…’, ‘정몽규는 어디에’와 같은 글이 들끓었다. 또한, 축구 팬들은 정몽규 회장이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책임을 이임생 이사에게 책임지게 하고, 자신은 사태 회피를 위해 자취를 감춘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40년 만의 올림픽 탈락이라는 참사가 일어난 당시와 같은 한국 축구의 추락이 예견된 일에, 정몽규 회장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그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분위기가 좋을 때는 조명을 받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정작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또한, 모습을 감춘 정몽규 회장이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더욱 분노에 휩싸였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정몽규 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속초 롯데 리조트에서 정몽규 회장을 봤다고 밝히며, 수행 인원 없이 그가 혼자 다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정몽규 회장이 자취를 감추고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리조트에서 목격됐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혼자 다닐 수가 있나. 정몽규 회장 아닌 거 아니냐?’, ‘나였으면 참지 못하고 가서 욕했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현재 해당 글은 67만 조회수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아직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어 12일 기준 해당 글에 ‘주작 아니냐’, ‘거짓말로 선동하지 마라’와 같은 여론이 이어지자,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자취를 감춘 정몽규 회장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과 더불어 무능한 행정을 보인다는 여론은 지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몽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졌으나,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면 제대로 된 조직과 체계를 만들어달라는 요구 역시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어 책임 있는 리더의 자질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 역시 등장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축구협회의 실상을 폭로한 박주호를 향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한축구협회가 박주호에게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는 법적 대응에 들어갈 경우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이 전부 공개될 가능성이 높으며, 축구협회의 입장으로서는 일을 더 크게 키워봤자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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