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세입자 간 분쟁 증가
HUG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임차권등기명령신청’ 강조해
최근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세입자와 집주인 간에 분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직 한 변호사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대처할 방법을 공유하여서 화제다.
지난 5월 한국부동산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 올해 1분기 동안 ‘보증금 반환’과 관련한 주택 임대차 분쟁이 총 82건으로 접수됐다. 이는 전체 분쟁 건수(171건)에 절반에 달하는 건수로 알려졌다. 수치로 변환할 경우 48% 수준이다.
지난 2021년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보증금 관련 분쟁은 118건 수준이었으나, 해마다 증가하여 이듬해인 2022년 165건, 지난해(2023년) 238건을 돌파하며 심각한 상황을 보였다. 올해는 1분기 만에 82건이 접수되면서 지난해 접수 건을 넘어설 전망으로 예측된다.
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배경에는 침체한 빌라 시장의 영향으로 풀이되며 빌라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역전세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증가하면서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기준 전국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 변동률은 -0.05%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결과 기존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집주인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6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안심 전세 앱에 공시된 ‘악성 임대인’ 명단에 오른 126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반환하지 않은 전세보증금은 평균 19억 원에 달하는 규모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9세이며 최근 3년간 2건 이상, 액수 2억 원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다만 전세사기 사건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정부가 공개한 악성 임대인은 실제보다 적은 수준으로 더욱 많은 임대인이 임차인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많은 임대인이 보증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변호사들은 우선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할 것을 강조한다. 임차권등기명령이란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권리 보전 등을 위해 법원의 명령에 따라 임차권을, 등기부를 통해서 공시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차권 등기에 대해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쉽게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실제 최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이 급증하기도 했다. 대법원 등기 정보 광장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집합건물 기준)는 1만 7,917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2023년) 기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4만 5,445건을 돌파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는 역대 최다 건수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해 신청 건수는 60% 가까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역전세 등의 여파로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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