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서울 이용자 500명
3단계 계획 변경 → 세금 낭비
405억 투입 기본 계획 철회
최근 서울시와 시 산하의 출자기관과 출연기관이 공공 앱 개발과 사후 관리를 위해 지출한 예산이 223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총 50개의 앱 중 대다수가 아예 다운로드가 불가능하거나 이용자 수가 수천~수만 명대에 머물며 시 행정의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공 앱 중 단연 주목을 받는 것은 서울시가 지난해 1월 출시한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 서울’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민의힘 소영철 서울시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 서울시와 산하 기관이 공공 앱 50개를 개발하고 관리 및 운영 비용에 총 223억 8,686만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앱 초기 개발비로 133억 8,236만 원, 운영 및 관리비로 90억 440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 것에 비해 대부분의 앱을 시민들이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당초 시정을 홍보하고 시민 간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공공 앱들이 다운로드 횟수가 수천~수만 회에 그치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 앱 개발 사업 중 오세훈의 야심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메타버스’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 메타버스는 세계 도시 최초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출시됐으나, 이용자의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앱에 접속해 본 결과 접속자가 돌아다니도록 만든 거리엔 자동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도록 설정된 ‘봇’만 돌아다닐 뿐 사용자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지난해 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출시를 알린 메타버스 서울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한 결과로 추측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앱 개발 초시 오는 2026년까지 405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용자가 하루 평균 수백 명 선에서 그치는 등 이용자의 수요가 없어 기본 계획의 절반이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 4월 서울시가 메타버스 서울 기본계획의 3단계에 포함된 모든 사업을 취소하며 나머지 사업 역시 추진이 철회됐다. 야심 차게 출시를 알렸던 서울 메타버스 사업에 걸림돌이 생긴 것이다. 이어 현재까지 투입된 약 60억 원의 혈세는 일순간에 공중분해 하게 됐다.
이용자 수 부진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기에 메타버스 환경에서 공공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메타버스 서울을 구축했지만 지난해 서비스 시작 직후 엔데믹이 발표됐다”고 전하며 “대면 활동이 많아져 해당 사업을 2026년까지 계획대로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사업 취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의 말대로 팬데믹이 끝난 점을 감안해도 현재까지 메타버스 서울이 기록한 실적은 당초 기대와 너무나도 다른 성적이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의 출시 당시 시청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재난 체험이나 키오스크 주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계획이 변경되며 메타버스 서울에도 개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런 문제는 서울시에 국한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는 아니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11월 중 출시한 경북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 메타 포트 서비스는 총사업비 30억 원을 투입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춘천시의 경우 커피 도시 조성을 위해 수억 원을 들여 ‘춘천커피도시페스타 메타버스’를 구축했으나 저조한 참여로 사업 예산을 전부 삭감하는 등의 조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몇 년 전 세상을 바꿀 것처럼 등장했던 ‘메타버스’는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메타버스 사업을 이끌었던 해외 빅테크 기업들은 사업을 포기했으며, 인력을 감축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이에 대해 “이런 사업은 수익 창출 능력이 좋은 기업도 쉽지 않은데 지자체는 더욱 승산이 없다고 본다”고 지적하며 “워낙 유행한 콘텐츠다 보니 호기심에 모두 뛰어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서울시는 기존 메타버스 사업의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하며 “올해까지 메타버스 이용 활성화 사업 힘쓸 계획이다. 3단계 기본 계획이 완전히 무산된 건 아니고 하반기 결정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저조한 이용자 수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사업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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