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예산 2억 원 이상 추정
오세훈 일정 3~5건 소화
최근 정기명 전남 여수시장이 대규모 조직개편과 국제 행사인 글로컬 미래 교육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해외 연수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12일 간의 유럽행 비행기를 탄 정기명 시장과 동행한 해외 연수단에 억대급 재정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기명 여수시장이 포함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25일까지 12일간의 일정으로 서유럽 해외연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수의 목적은 남해안 남중권 9개 시·군의 특색에 맞는 관광·문화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여수 시장이 포함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는 전남 5개 시·군(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고흥군, 보성군)과 경남 4개 시·군(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으로 구성된 행정협의회로, 이번 연수단은 총 26명이 포함됐다. 정기명 시장을 제외하고도 해외 연수단에는 정인화 광양시장, 김철우 보성군수, 장충남 남해군수 등 4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연수와 비슷한 시기에 예정된 여행사들의 서유럽 여행상품과 비교해 보면 이 12일 간의 일정에 약 700만 원을 웃도는 수준의 경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해외 연수의 지자체장 출장비용은 협의회에서 지원했고 일선 시·군 담당자들의 비용은 지자체가 1인당 700만~800만 원가량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여수시청의 한 관계자 “정기명 시장의 해외연수 비용은 협의회에서 부담하고 동행한 공무원 3명의 국외 여비는 1,920만 원을 지원했다”고 밝히며 “차량 임차비 등 현지 부담을 포함하면 1인당 약 700만 원이고 정확한 규모는 연수가 끝나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사람당 경비 약 750만 원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이번 해외 연수단의 전체 예산은 2억 원에 육박할 예정이다.
지자체장들이 5명 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지자체장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등 의전 비용이 추가돼 전체 예산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의 해외 연수 비용이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정부 예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천만 명을 대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일정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세훈 시장의 경우 ‘서울의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5박 7일간의 UAE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해당 해외 일정은 국내 스타트업의 중동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하고 미래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두바이에서는 금융·경제를, 아부다비에서는 미래도시와 문화 분야에 방점을 분명히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첫 번째 현지 일정인 ‘두바이 핀테크 서밋’ 행사에서 기조연설에 나서며 글로벌 금융도시로서 서울의 강점, 혁신 금융 선도 도시, 디지털 금융허브 등 글로벌 톱5 도시 서울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으며 기조연설에 앞서 알 막툼 부 통치자와 만나 두바이와 서울시의 금융·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행사장에 마련된 서울 기업관을 찾아 유망기업들을 꼼꼼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아부다비에서는 국립 전시센터에서 열린 ‘연례 투자 회의'(AIM) 미래도시 분야에서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아부다비 음악 예술재단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다양한 문화교류와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세훈 시장의 해외 방문 일정을 살펴보면 행사 참석과 업무협약 등 대부분 일정에 현지 기관과의 접점이 분명하며 문화·관광산업과 관련한 명소 시찰 등의 일정은 2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2건의 명소 시찰도 야스 아일랜드와 사 디야트 문화지구 등을 시찰했으며 이마저도 각각 2~3시간으로 시간을 한정할 정도로 철저했다.
오세훈 시장은 하루 평균 현지 일정 3~5건을 소화했으며 해당 일정들은 모두 업무와 연관된 일정이었다. 그러나 남해안 남중권 협의회의 해외연수는 권역의 관광 연계성 강화를 위한 국가(도시) 간 유기적인 연결성과 정책 사례 연구 등을 거창하게 내세웠지만 연수 일정은 벤치마킹을 명목으로 한 하루 1~2건의 견학과 방문뿐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 대부분의 일정이 축제 참관과 전통시장 견학, 관광청 방문, 테마 소도시 마을 벤치마킹 등으로 채워졌는데 현지 기관, 전문가와의 접점이 모호해 사실상 해외관광과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12일이자 지자체장이 자리를 비우면서까지 택한 일정이라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한편, 전남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순천은 이번 해외 연수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에 대해 “의대 신설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구도에서 지자체장이 빠지면 대응할 사람이 없다”고 밝히며 “기재부 일정상 예산과 관련해서도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라 말하며 불참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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