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의 올림픽을 달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중·장거리 간판 김보름이 지난 연말 조용히 빙판과 이별을 고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SNS를 통해 직접 밝힌 은퇴 소식은 많은 이들의 아쉬움과 함께 그의 지난 선수 생활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13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보름은 최근 자신이 SNS에 작성한 글과 관련해 “오랫동안 마음속에 써뒀던 글”이라며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최대한 절제해서 표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올해(2025년)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다”라며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딘 날부터 스케이트는 제 삶의 전부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적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선수 생활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 스스로에게 은퇴를 반복적으로 질문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운동한 시간보다 앞으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걸 매년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은퇴 선언 후에는 “그동안 고생 많았다”라는 위로와 함께 “이걸 축하해도 되는 일이냐”라는 메시지가 쏟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주변의 이같은 반응에 김보름은 “슬프다면 슬픈 일이니까요”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2018년 평창올림픽 팀 추월 경기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린 그는 여론의 질타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중계방송 해설진의 발언이 파장을 키우면서 ‘김보름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6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고의성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인터뷰에서 김보름은 그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의 존재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상화 언니, 모태범 오빠, 김민선, 박지우를 포함한 모두가 나의 버팀목이었다”라고 말했다. 긴 법정 싸움 끝에 일부 승소를 이뤘고 2022년 베이징올림픽 당시엔 뜨거운 응원 속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8년이 지났지만, 단 하루도 그 일이 떠오르지 않은 날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담담히 말할 수 있지만,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또 “과거를 바꿀 수 없고 안 좋은 기억을 붙잡고 있어봤자 고통은 내 몫이니까. ‘그땐 그랬구나’ 하고 흘려보내야죠”라고 이야기했다.
가장 잊지 못할 응원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름이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어머니는 그에게 “이제는 자신을 위해 하고 싶은 것 많이 하면서 행복하게 꽃길만 걷기를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김보름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 3,0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14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해 왔다. 특히 매스스타트 종목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여러 차례 두각을 나타내며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당시 그에게는 찬사보다는 오해와 논란이 앞섰다.

은퇴 후 김보름은 방송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복면가왕’, ‘씨름의 여왕’, ‘마녀체력 농구부’ 등 다양한 예능에 출연했고 현재는 ‘야구 여왕’에서도 활약 중이다.
추성훈이 속한 기획사에 소속돼 본격적인 연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운동선수 말고도 할 게 너무나 많은 세상에서 이것저것 다 경험해 보고 싶다”면서 “일단 해봐야 뭘 잘하고 못하는지 깨달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도 김보름의 은퇴에 주목했다. 중국 매체 ‘텐센트 뉴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보름이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남기고 은퇴를 발표했다”고 전하며 그의 커리어와 논란을 함께 조명했다.
매체는 “김보름은 2012년 신설된 매스스타트 종목에 집중했고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뤘다. 그는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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