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3,100가구 아파트로 탈바꿈
2025년 하반기 착공·2028년 완공

당초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렸던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104마을)이 재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서울 도심이 개발되며 밀려난 철거민들이 불암산 자락에 모여 만든 판자촌으로 확인됐다.
백사마을이라는 명칭은 도시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이 하나둘 모여 조성된 이 동네는 옛 주소인 ‘산104번지’에서 유래한 것이다. 현재 백사마을은 재개발을 통해 최고 35층, 3,1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3일 노원구는 백사마을 주택재개발 정비계획 변경 및 서울시 통합 심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오는 2025년 하반기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둔 사업이다. 특히 시는 이를 위해 일반분양 단지와 임대 단지의 구분이 없도록 통합 정비계획 변경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노원구는 최고 35층 이하, 3,100여 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는 GS건설이 맡았다. 백사마을의 재개발 논의는 지난 2008년 1월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서울시는 이듬해 5월 백사마을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다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백사마을 일부를 ‘주거지 보전 구역’으로 지정해 골목길 등 마을 고유의 특징을 살려 저층 임대주택을 짓는 내용의 재개발 계획을 마련하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이는 용적률·가구 수 감소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LH가 2016년 시행자 자격을 포기해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즉,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의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원점에 표류하여 있던 사업은 LH가 시행사 자격을 포기한 이듬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자로 나서며 다시 정상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19년 정비계획 변경인가, 2021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거쳐 지난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5년 만에 관리처분인가가 통과되면서 재개발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15년 만에 주민 이주 역시 진행됐다.
현재는 대부분 주민의 이주가 마무리돼 이곳에 살던 약 1,700가구 중 20여 가구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원구 관계자는 “대부분 주민의 이주가 마무리돼 철거 작업이 본격화한 상황”이라며 “최근 구 건축 해체 전문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펜스 설치 등 본격적인 철거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황진숙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주거 이전비 등이 충분히 지급돼 주민들 사이에 큰 불만은 없었다”라며 “재개발이 추진되니 마을 전체가 변할 생각에 너무 좋다. 주민들도 ‘살아생전 새 아파트에 얼른 살고 싶다’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냄과 동시에 지난 11일부터 석면 제거 작업에 나서는 등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 역시 들썩이고 있다. 이는 재개발이 진행되는 백사마을이 도보로 15분 내외 거리에 강북권역을 대표하는 은행사거리 학원가와 학군을 갖춘 교육 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왕십리까지 20분대에 진출할 수 있는 경전철 동북선도 건설 예정이라 교통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재개발 이후 공급 물량이 현재 마을 내 가구 수 대비 무려 세 배에 이르는 만큼 서울 신축 대단지 아파트임에도 경쟁력 있는 분양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실제로 사업성이 높아진 것에 따라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경쟁력 있는 일반 분양가가 등장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이는 최근 공사비가 급상승하면서 서울 정비사업 곳곳의 분양가가 치솟은 것과 달리 백사마을이 일반분양 확대로 인해 경쟁력 있는 분양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노원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두고 조합과 시행사인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수립한 조합원 추정 분양가는 3.3㎡(평)당 2,000만 원 수준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6억 5,000만 원 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당 단지의 일반 분양가를 평당 2,000만 원대 초중반, 전용 84㎡ 기준 7억 5,0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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