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지 집값 신고가 경신
울산·대구 강남처럼 상승
자녀 교육이 부동산 좌우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신고가가 연일 경신되고 있다. 수도권인 강남을 비롯해 울산, 대구와 같은 부산에서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해 울산과 대구의 일부 학군지 아파트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명문 학군을 갖춘 지역 인근의 아파트 단지들은 침체기를 체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해 8월 전용 84㎡가 60억 원에 거래되며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역시 지난해 11월 동일 면적이 39억 3,000만 원에 실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라엘에스’는 지난해 12월 84㎡ 분양권이 10억 674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며 10억 원 시대를 열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힐스테이트 범어’는 올해 1월 14억 1,000만 원에 거래되며 전년 동월 대비 2억 원 상승했다.
이들 지역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수한 교육 환경이다. 서울 대치동은 800개 이상의 학원이 밀집한 대표적인 교육 특구로 강남권의 학군지 아파트는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여전히 최고의 선택지로 꼽힌다.

울산과 대구도 마찬가지다. 옥동·신정동 권역은 울산을 대표하는 명문 학군 지역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역시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 우수한 학군과 풍부한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대구의 ‘대치동’으로 불린다. 이러한 명문 학군을 중심으로 한 지역들은 부동산 경기와 관계없이 꾸준한 수요가 이어진다. 자녀 교육을 고려하는 30~40대 부모들이 주택 시장의 주요 수요층이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뿐 아니라 학군지 내 신규 분양 아파트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서초구 방배동에서 공급된 ‘래미안 원페를라’는 평균 151.6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지방에서도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는 동부건설이 ‘문수로 센트레빌 에듀리체’를 분양할 예정이며,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서는 롯데건설이 ‘르엘 리버파크 센텀’을 공급할 계획이다. 대구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수성구 범어동 옛 대구MBC 부지에 주상복합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학군지에 대한 선호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보다 가구당 자녀 수가 줄어들면서, 한 명의 자녀에게 집중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학군지가 포함된 지역은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입지가 아니라, ‘어떤 학교가 가까운가?’가 되고 있다. 강남뿐만 아니라 울산, 대구에서도 학군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학군 중심의 부동산 시장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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