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수 끝에 사시 통과해 현직 대통령 파면시켰던 검사…이렇게 살죠

윤석열 대통령 검사 시절 재조명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팀 합류
법조계 내부에서 평가 엇갈려

지난 15일 12·3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수괴)·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한 가운데 윤석열의 검사 시절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권 당시 그를 파면시킨 특검팀의 일원이었기 때문이다.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어땠을까?

1983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윤석열 대통령은 9수 끝에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검사로 임용된 그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등을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경찰 실세로 꼽힌 치안감 박희원을 소환해 뇌물 수수 혐의의 수사를 맡았다. 이 시기 소환한 지 단 하루 만에 박희원의 자백을 받아내며 유명세를 얻었다. 다만, 9수 끝에 힘들게 얻어낸 검사 타이틀은 약 9년 만에 내려놓게 됐다. 이는 그가 2002년 사표를 내고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검사에서 변호사로 직군을 바꾼 뒤 1년여간 재직한 그는 변호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력직 채용을 통해 검찰에 복직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시절 행보는 복직 이후 시작됐다.

지난 2003년 복직한 그는 참여정부의 측근 인사인 안희정, 강금원을 구속 수사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복직한 지 1년이 채 안 됐을 때 벌인 일이다. 이후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현대자동차의 비자금 사건을 맡아 당시 검찰총장 정상명에게 면담을 신청하고, 수사 결과 정몽구를 구속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사직 의지를 드러내는 배포를 보였다.

결국 검찰총장은 윤석열의 의견을 수락해 정몽구를 구속하기로 한 바 있다. 2년 뒤 이명박 정부의 BBK 특검에 파견검사로 참여한 윤석열 대통령은 특검 종료 이후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장으로 임명됐다. 이듬해 검사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대구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장으로 부임했다.

또한, 2010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중수2과장, 2011년 대검찰청 중수1과장을 역임하는 등 특수통으로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검사로서의 입지를 쌓아나갔다. 2012년 김건희 여사와 결혼한 그는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2014년 대구고등검찰청으로 발령돼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겪었다. 약 2년간 지방을 전전하며 인내의 시간을 버틴 그는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한 특별수사를 담당하는 특별검사 박영수로부터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지명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특히 당시 박영수 특검은 수사팀을 총 4개로 나누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중 4팀의 팀장을 맡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4팀의 수사 분야는 뇌물죄 관련 대기업 수사였다. 즉, 그의 손에 박영수 특검의 성패 및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결과가 걸려 있던 것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의 찬성 결정을 한 과정에 대한 수사 성과에 따라 특검의 결과가 갈릴 전망이었다.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구속한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원책 변호사는 “(주변 검사들에게서) 윤 지검장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라며 “어떤 분은 검사로서 꼿꼿하고 자기 직분에 정말 충실한 사람이라 말하는데 어떤 분은 시야가 넓지 못하고 좁게 보는 거 같다 하더라”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 재직 시절 성과를 인정받아 2019년 7월 25일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그는 2021년 검찰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하며 대선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정계에 발을 들인 그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돼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최근 빚어진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받았으며,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되어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신분으로 체포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과거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통해 그를 파면시켰던 검사가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올랐으나 파면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