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대형 스튜디오 주목
레미콘 회사 ‘유진그룹’이 지어
내년 초까지 예약 완료돼
최근 국내를 비롯해 해외까지 돌풍을 불러일으킨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입체감 있는 인물과 화려한 음식으로 주목받은 가운데 40명의 출연진이 요리할 수 있는 대형 스튜디오 역시 화제 됐다. 이에 이 대형 스튜디오를 지은 회사 역시 이목이 쏠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는 지난달(9월) 17일 공개된 이후 4주 연속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달성했다.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는 마지막 화를 통해 최종 우승자가 공개됐음에도 여전히 출연한 셰프들의 식당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인다.
특히 이들 출연진이 한 공간에서 요리하는 장면은 흑백요리사의 명장면으로 꼽히는데, 이 세트장 연출을 가능하게 한 건 레미콘·건자재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유진그룹으로 알려졌다. 흑백요리사 전 분량이 촬영된 스튜디오 ‘유지니아’는 유진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동양이 경기 파주시 야당동에 준공한 대형 멀티 스튜디오로 지난해(2023년) 11월 지어졌다.
이 장소는 과거 야적장으로 사용되던 부지였지만 유진그룹은 연면적 1만 3,343㎡(약 4,000평) 규모의 최신 영상 촬영 스튜디오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이곳은 국내 기업이 공유(임대)형으로 운영하는 스튜디오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유지니아는 스튜디오 4개 동과 운영 및 지원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21년 유진그룹은 계열사 동양이 17년간 보유하던 야적장 부지를 재개발하기 위하여 신사업 검토에 나섰다. 이후 유진그룹은 아파트 사업을 비롯해 골프장 등 여러 사업 후보군을 저울질한 끝에 스튜디오 건립을 최종적으로 낙점했다. 이는 유진그룹이 콘텐츠 산업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 한 관계자는 “그룹의 신사업 검토 당시, 국내 대형 스튜디오들의 공실률이 제로(0)였던 점을 눈여겼다”라며 “K 열풍과 맞물려 국내 영상 콘텐츠의 제작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영상 콘텐츠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26조 2,813억 원에서 지난해(2023년) 32조 7,716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수치로 따지면 24.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상 콘텐츠 수출액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2018년 7억 7,124만 달러(한화 약 1조 423억 원)에서 지난해(2023) 9억 9,717만 달러(한화 약 1조 3,477억 원)로 29.3% 대폭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에 전문가들은 유튜브를 비롯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영상 플랫폼이 약진하고, K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플랫폼들이 현지화 전략을 쓰며 흑백요리사와 같은 국내 오리지널 작품 제작을 늘리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OTT 플랫·영상 제작사들은 3개월에서 6개월 등 촬영 기간을 정해놓고 임대 계약을 맺는다.
그 결과 유진그룹의 유지니아 스튜디오 4개 동은 모두 개관 이후 지난 1년간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더하여 유지니아 측에 따르면 이들 스튜디오는 내년 초까지 일정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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