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상권 몰락
공실률 27.2% 상승
동래역 상권도 비슷해
최근 부산의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업종인 자영업이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부산대 앞 상권의 쇠퇴가 유독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부산대의 핵심 상권으로 꼽히던 부산대 사거리의 주요 건물에 공실이 발생하며 대학가가 활기를 잃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일 부산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젊음의 거리 초입 사거리에 간판보다 임대 현수막이 더 눈에 띄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부산대 상권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형 상가는 1층부터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해당 건물은 사거리에서 가장 큰 건물로 거리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던 곳이었다. 이와 더불어 해당 건물의 근처 상권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일부 편의점과 휴대전화 판매점을 제외하면 2층 이상 상가는 대부분 비워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대로변을 따라 늘어선 건물에는 간판 하나 걸리지 않아 황량한 풍경을 만들었다.
이 거리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은 부산대, 부산가톨릭대, 대동대 학생들로 경제 피라미드의 하위층에 존재해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 상권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더불어 최근 무지출 챌린지가 어린 세대 사이 유행하며 상권은 피할 수 없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다만, 부산대 상권의 침체가 유난히 심화한 이유로는 다른 ‘핫플레이스’와의 접근성 부족이라는 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대 앞과 연계할 수 있는 인근 상권이 없어 한정된 공간 안에서만 놀 수 있다는 점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불경기도 불경기인데 인근에 유명한 곳이 없어서 말 그대로 집 앞 느낌이라 놀기에는 뭔가 아쉬운 공간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통계청의 ‘상권별 소규모 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부산대 앞 상권의 공실률은 18.2%에서 4분기 27.2%로 급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 1분기 만에 10%가량 급속도로 공실률이 오른 곳은 부산대 앞 상권과 광안리(2.9%→14.2%)뿐으로 알려지며 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20년 전 부산대에 다녔다는 한 네티즌은 부산대 상권의 변화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16일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부산대학교 앞 근황 덜덜…. jpg’라는 제목의 글에는 수십장의 사진과 함께 ‘주말에도 20년 전엔 미어터졌는데….’라는 코멘트가 함께 올라왔다. 해당 네티즌이 공개한 사진엔 인적이 끊긴 골목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어 앞서 부산일보가 보도한 바와 같이 임대 현수막이 곳곳에 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진짜 예전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긴 공실이 나올 수가 없다고 다들 이야기했다”라고 말하며 “현재는 심지어 대학로 교차로에도 공실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예전엔 옷 보는 재미로 돌아다녔는데 골목길 거리의 옷 가게는 전부 폐점이다”라고 밝히며 “상권이 정말 다 망했구나”라고 평가했다.
부산대 상권의 현재 모습을 알게 된 일부 네티즌들은 “나 때는 나름 옷 사러도 가고, 부대 앞에 가서 노느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2의 도시로 꼽히는데 이 정도는 너무 심각한 것이 아니냐?”, “부산대 상권이 망한 이유는 부산대를 졸업하고 나서 취직할 부산 내 기업이 없는 게 크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가 공개한 사진을 찍은 시점이 대학교의 종강 이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종강 이후 재학 중이던 대학생들이 본가에 내려가거나, 거리를 활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적이 끊긴 모습은 시기상의 문제일 수 있다. 또한, 시기상의 문제라는 시각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붙은 임대 현수막은 부산대 앞 상권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인적이 끊긴 부산대 앞 상권과 더불어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던 온천장 방면 카페거리도 스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코로나19가 닥치기 전 아기자기한 카페가 줄이어 들어서던 이곳은 현재 임대 딱지가 곳곳에 붙어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종식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일부 상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대학가를 떠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 중인 A 씨는 “그런데 코로나가 끝나니 고물가라는 또 다른 위기가 닥쳤고, 빚더미에 앉은 자영업자들은 신용등급이 떨어져 대출하려고 해도 1금융권에선 어림도 없는 상황이 돼 결국 가게를 접고 이곳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상권이 죽자, 이곳을 방문하는 청년이 다시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어 상권 부활을 위한 노력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부산 지역의 전통적인 번화가로 꼽히던 동래구 동래역 인근의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해당 지역의 경우 상권은 침체했으나 월세는 여전히 높게 책정되며 자영업자들이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폐업 수순을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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