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과징금과 검찰 고발
유통업체 사상 최대 과징금
쿠팡 본사 미국 상장 기업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 등 자기 상품의 판매 밀어 주기를 하고 있다며 유통업계 최대 규모인 1,400억 원대 과징금 제재를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쿠팡 측은 로켓 배송 서비스와 투자 중단 의사를 비치는 등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규모에 대해 반발하는 쿠팡에 맞서 “쿠팡의 검색 순위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을 이용한 구매 후기 작성 및 높은 별점 부여라는 위계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라며 “로켓배송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13일 쿠팡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공정위 제재에 대한 반박 자료를 내고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매년 수십조 원을 들여 로켓배송 상품을 직접 구매하여 빠르게 배송하고 무료 반품까지 보장해 왔다”고 언급하며“로켓배송 상품을 자유롭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없다면 지금 같은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고 결국 소비자들의 막대한 불편과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에 나섰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쿠팡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된 불공정 행위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로켓배송이 향후 어려워질 것이라는 일을 들어 소비자를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쿠팡은 향후 투자 계획의 철회 가능성도 내비치며 “만약 공정위가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국내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가 어려워질 것”이라 밝혔다.
덧붙여 “쿠팡이 약속한 3조 원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 원 투자 계획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중장기 물류 투자 확대 계획에 따라 오는 20일 개최할 예정이던 부산 첨단물류센터 기공식도 취소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 경기도 이천과 경상북도 김천에 들어서려 했던 물류센터의 착공 일정 역시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뉴스룸을 통해 입장을 밝힌 쿠팡은 이어 “전 세계 유례없이 ‘상품 진열’을 문제 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을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말하며 공정위의 제재에 ‘초강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의 반박문을 본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의견문에 맞서는 보도 설명자료를 내며 “위계행위를 중지하더라도 로켓배송 상품 등에 대해 검색광고, 배너광고, 검색 결과에 대한 필터 기능 적용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로 인해 로켓배송 서비스가 불가능해지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주장은 과도한 쿠팡의 협박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선고한 1,400억 원의 과징금 부과는 실제로 가능할까? 당초 쿠팡은 대부분의 매출을 한국에서 내고 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 법인인 ㈜쿠팡의 지분 100%를 미국의 모회사(쿠팡 Inc)가 갖고 있고, 쿠팡 Inc의 의결권 76.7%를 김범석 의장이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쿠팡의 경우 외국 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해외 주요 국가들과 달리 이에 대한 현실적인 규제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례로 유럽연합의 경우 디지털 시장법(DMA)을 통해 아마존과 구글, 메타 등을 ‘게이트 키퍼’로 사전 지정해 불공정 행위 적발 시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규제를 설정했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는 유럽연합의 예와 같이 쿠팡을 ‘게이트 키퍼’로 사전 지정하기 전, 먼저 제재를 가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도 전면적인 사전 규제는 없으나,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개별 사례에 대한 판례를 쌓아가며 사건별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우리나라가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제 방안을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서 발표된 공시 대상 기업 진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며 쿠팡의 동일인(기업집단 총수)을 김범석 의장이 아닌 ㈜쿠팡으로 지정한다고 밝히며 국내기업을 역차별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김범석 의장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점과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 Inc가 미국 법인이라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규제 대상에서 쿠팡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에 상장한 회사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등의 평가를 내리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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