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경영 행보 화제
SK하이닉스·TSMC 협업 논의
최근 출장 모두 AI·반도체 관련
7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대만을 방문하여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말 사실상 이혼소송 2심에서 패소하여 1조 3,000억 원대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청구받은 바 있다.
소송 이후 막대한 규모의 재산분할에 대해서 이목이 쏠렸다.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이 주식 배분이 아닌 현금 지급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최 회장은 SK그룹 조직 구성원에게 사과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 회장의 대만 방문은 경영 일선에 집중하고, 흔들리지 않는 총수의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더하여 이달 말 예정된 ‘확대 경영 회의’를 앞두고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사를 점검했다는 점도 의미 있는 행보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말 이혼소송 2심 재판부는 “원고 최태원은 피고 노소영에 위자료 20억 원과 재산분할로 1조 2,808억 원을 지급할 것”으로 판결했다. 이는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고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 지분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는 국내 이혼소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 분할과 위자료 판결로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판단되며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라고 말했다.
더하여 변호인단은 “처음부터 재판에 대해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 편향적이고 독단적인 과정으로 진행됐다”라며 “판결문에서 노 관장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공개됐다”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은 기업과 구성원, 주주들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상고를 진행하기로 밝혔다. 이러한 재판 결과로 최 회장은 경영과 기업 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전망으로 보인다.
SK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 시각) 최 회장은 직접 대만에 방문했다. 이날 최 회장은 SMC 웨이저자 회장을 비롯해 대만IT 업계를 이끄는 주요 인사를 만나 반도체 및 AI 분야에 대한 협업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SK하이닉스와 TSMC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AI 시대의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높은 장악력을 자랑하며, 엔비디아의 독점 납품 업체기도 하다. TSMC 역시 엔비디아와 협업하는 등 반도체 부분에서 인정받는 기업 중 하나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SK하이닉스와 TSMC는 6세대 HBM에 해당하는 HBM4 개발 및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HMB의 1층에 해당하는 베이스 다이(Base Die) 생산에 TSMC의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양사는 이 협력을 바탕으로 하여 오는 2025년부터 HBM4를 양산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가 TSMC와 ‘베이스다이 협업’을 나선 배경엔 현재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엔비디아 수주 납품을 두고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협업 할 수 없는 상황이니 TSMC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TSMC의 협업은 상호 협력에 기반한 것이다”라며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한쪽에 의존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최근 출장은 반도체 및 AI 분야에 대한 글로벌 협업 및 협력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이 업계는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어 각 기업의 수장이 나서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TSMC와의 협업 이전에도 최 회장은 지난해(2023년) 12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하여 SK하이닉스와 기술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기업으로 반도체 산업의 주요 공급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날 SK하이닉스와 ASML은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을 비롯해 차세대 EUV 개발에 관해 이야기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최 회장은 지난 4월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만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직접 함께 있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당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양사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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