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를 검토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어린이정원을 주거용지로 전환하는 구상에 제동을 걸었다. 법적 보존 대상인 녹지를 주택 공급을 이유로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서울 지역 그린벨트를 추가로 해제하는 방안에도 선을 그었다. 대신 재개발·재건축과 서남권 준공업지역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10일 KBS 라디오 사사건건에 출연해 용산어린이정원 활용 방안에 대해 “법적으로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어느 대도시 시장에게 물어봐도 찬성할 수 있는 시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기지가 있던 용산 부지를 녹지로 조성할 수 있게 됐고, 특별법까지 마련해 보존하기로 한 만큼 주택 부족을 이유로 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서울 지역 그린벨트 추가 해제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서리풀 1·2지구에 약 2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에 동의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서리풀 1·2지구에 대한 동의가 마지막이라고 분명히 했다”라고 설명했다.

여당 일각에서 서울시가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이것이 정치적 발목잡기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시 경영의 기본 중 기본이고 원칙 중 원칙이 녹지 보존”이라며 추가적인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언급한 재개발·재건축의 공급 효과에 대해서는 인식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재건축 과정에서 가구 수가 늘더라도 주택 면적이 커지고 재개발은 전체 입주 가구가 감소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완전히 잘못 알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한 실질적인 공급 증가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바탕으로 2031년까지 31만 가구가 착공되면 기존 주택 약 22만 가구가 사라진 뒤 약 8만 7,000가구가 순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내용은 서울시가 대통령실에 전달한 정비사업 공급 효과 분석에도 담겼다.

정부의 8·3 부동산 세제 개편을 두고는 전세 물량의 월세 전환과 월세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를 검토하는 것에는 “융통성을 발휘한다는 차원에서는 찬성한다”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공급 확대 방안으로 서남권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도 제시했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만나 영등포·구로·금천구의 산업시설 의무 확보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지침 개정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서남권 대개조 프로젝트를 통해 용적률을 250%에서 400%로 높이고 약 2만 7,000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가 제시한 방향은 녹지를 신규 택지로 전환하기보다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과 준공업지역 개발을 활용해 공급 여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용산어린이정원과 그린벨트 활용에는 반대하면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방식에서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은 만큼 향후 정책 조율 과정에서도 녹지 보존과 도심 정비사업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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