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삼성 건설사업 시작
1993년 구포 참사 이미지 실추
올해 누적 수주액 5조 원 돌파

대한민국의 발전 역사를 함께 해온 건설 사업은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 토목 사업부터 각종 국책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중 과거 한때 사망자 58명의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한 건설사는 당시 사건으로 인한 이미지 추락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명품 건설사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삼성물산의 건설사업 부분이다.
당초 삼성은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삼성건설이라는 사명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삼성건설이라는 법인명으로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1993년 구포 무궁화호 열차 전복 사고 때문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즉, 건설사업 시공 평가 순위 1위의 재벌 기업 집단인 삼성이 삼성건설이라는 사명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구포 참사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 현재 상사 부문, 소재 부문(옛 제일모직), 건설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이어 건설 부문은 삼성건설이라는 독립 부문으로, 직원을 따로 채용하고 CEO도 따로 존재하지만, 법인명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이는 1993년 3월 28일 부산광역시 북구 덕천동 경부선 구포역에서 발생한 서울발 부산행 제117호 무궁화호 열차 탈선 및 전복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사망자 78명에 부상자 198명을 낸 대형 사고인 구포역 무궁화호 열차 전복 사고는 부산광역시 내에 있는 경부선 하행선의 구포역 인근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공사 현장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전복된 사고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무궁화호는 양산 물금역을 지나 구포역 정차를 앞두고 있었으나, 선로의 지반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관사가 발견하고 비상 급제동을 시도했지만, 제동거리가 부족했던 탓에 곤두박질쳤고 결국 탈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객차 2량이 구덩이에서 전복하면서 충돌하자 객차도 파손하면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사고 현장은 한국전력의 공사 현장이었으며, 시공사는 삼성종합건설로 파악됐다. 특히 당시 200억 원을 들여 화명동 북부산변전소-감천동 남부산변전소 간의 345kV 4회선 지중선로 지하 전력구 공사 현장에서 지하 전력구 설치를 위해 발파 작업을 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당시 철도청과 어떤 협의나 통보 없이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종합건설 사장 남정우와 김봉업 한전 지중선 사업처장과 현장관계자 허종철 등 공사 관계자 16명이 구속됐다.
다만, 대법원은 회사 임원급 6명에 대해서 과실치사상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버렸고 이들의 뇌물 공여에 대해서 집행유예로 2심에서 유죄로 인정하는 정도로 처벌을 마쳤다.

아울러 당시 삼성종합건설은 2,550만 원의 과징금과 함께 6개월간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로 인한 수주 손실액이 1조 원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 이후 크게 이미지가 실추된 삼성종합건설은 모기업인 삼성의 해체 아래 1995년 삼성물산에 합병됐다.
이후 이미지 회복을 꿰찬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해 위기를 극복해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타이베이 101,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등 세계 최고층 건물들을 건설해 기술력과 시공 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도 재진출해 이미지 회복을 위한 행보를 이어 나갔다. 이에 따라 오늘날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명품 건설사로 거듭났다. 현재 삼성물산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다시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정비사업 강자’ 타이틀을 되찾고 국내 시공 능력 평가 1위를 지켜내고 있다.

한편,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시 광진구 광나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되며 올해 도시 정비 사업 목표액인 5조 원을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삼성물산은 광나루 현대 리모델링 조합이 26일 개최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전했다.
특히 광나루 현대 리모델링은 광진구 아차산로76길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9층 규모의 총 3개 동, 437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약 2,708억 원에 달한다.
이 사업에 삼성물산은 신규 단지명으로 ‘래미안 루시르 한강’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빛난다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 ‘Lucir(루시르)’와 단지의 ‘한강’을 더해, 한강에서 가장 빛나는 랜드마크를 선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해당 사업의 수주로 인해 삼성물산의 올해 도시 정비 사업 수주액이 총 5조 213억 원을 달성한 가운데 연간 목표 역시 조기에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삼성물산 측은 오는 하반기에 압구정, 여의도 등 핵심 입지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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