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월세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전세 매물은 급감한 반면, 월세 물건은 늘어나며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공급 부족, 규제 정책, 집주인의 수익 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월세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서민층의 주거 안정성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국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5만 1,897건에서 4만 4,179건으로, 14.9% 감소했다. 이 중 전세 물건은 3만 1,814건에서 2만 2,995건으로, 무려 27.8%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월세 물건은 오히려 2만 83건에서 2만 1,184건으로 5.4% 증가했다. 시장 내 전세 물량이 급속도로 줄고 있는 반면, 월세는 빠르게 그 자리를 채우는 양상이다.
서울 전세 감소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연간 적정 수요인 4만 6,567가구를 초과해 공급한 해는 단 8년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도 공급이 지속적으로 수요를 밑돌았으며, 전세 사기 여파로 다세대·연립 주택 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되면서 아파트 전세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정부 당시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은 전세 공급 위축의 단초가 됐고,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역시 전세 시장의 위축을 가속화했다. 특히 갭투자 제한, 전세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임대인의 전세 공급 유인이 줄어든 결과다.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의 태도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전세 보증금을 활용해 투자 수익을 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마땅한 투자처가 부족한 데다 부동산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해 월세 선호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보증부월세나 순수 월세로 매물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월세 시장으로의 이동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은행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거나 대출 한도에 묶인 세입자들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월세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게다가 반전세 등 보증금 조정이 가능한 월세 구조가 더 유연하게 느껴지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 임대차 거래 가운데 전세는 28만 5,029건·월세는 51만 6,359건으로, 전체의 약 64.4%가 월세였다. 이는 10건 중 6건 이상이 월세 거래라는 의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기준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2.8로, 관련 지표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 같은 전세 축소와 월세 확대 현상이 단기적 변화가 아닌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단순 흐름이 아니라 시장 구조 재편”이라며 “서울처럼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선 월세 상승과 세입자 주거 불안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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