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잠원동 사옥 매각 초강수
5,000억 원 안팎의 자금 확보 예상
총 1조 원 규모 자산 매각 검토

최근 국내외 안팎으로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롯데건설이 결국 본사를 포함한 대규모 자산 매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는 롯데건설이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잠원동 본사 사옥 매각이란 초강수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지난 20232년 ‘레고랜드 사태’ 발생 이후 3년여째 유동성 위기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롯데건설은 본사 매각을 포함한 자산 정리를 통해 부채비율을 217%(2024년 3분기)에서 15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즉, 이번 매각을 통해 수천억 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 26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부동산 컨설팅 업체 등에 본사 용지 매각과 자체 개발, 자산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등 다양한 옵션 선택에 따른 수익성 비교 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잠원동 사옥과 용지 매각을 위해 부동산 컨설팅펌, 회계법인 등에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건설은 이번 매각을 통해 5,0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하여 투자(IB)업계에서는 해당 용지의 개발 원가와 사업비 등을 종합해 볼 때 잠원동 본사 사옥 및 부지의 가치가 최소 4,000억 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지방 소재의 일부 창고 자산들을 함께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수도권 창고 자산과 임대주택 리츠 지분 매각 등도 함께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이에 따른 매각 규모는 총 1조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는 롯데건설 본사 사옥은 자산 가치가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당 부지 면적은 약 1만㎡로, 2023년 9월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 구역으로 결정돼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로 통합 개발이 가능해져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현재 지상 5층 규모의 집합 건물로 알려진 본사 사옥은 롯데건설이 롯데평화건업사 시절이었던 1980년부터 사용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잠원동 사옥은 잠원 롯데캐슬 2차, 한신 휴플러스 12차,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잠원 훼미리 아파트 등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어 사옥을 주거 시설로 만들고자 하는 시행사, 시공사, 자산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건설은 본사 사옥과 용지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다른 곳에 둥지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본사 위치로 꼽히는 곳은 서울 마곡 지구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은 마곡 지구 내 르웨스트 시티타워(CP1), 르웨스트 롯데캐슬(CP2), VL르웨스트(CP3) 등 대형 오피스들의 시공을 맡은 바 있어 마곡 지구 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롯데건설이 본사 사옥을 비롯해 나머지 자산을 모두 매각할 때 오는 2026년에는 부채비율이 150%로 낮춰지고, 경상이익도 1,000억 원 이상 추가로 증가하게 된다.
한편,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2022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며 불거졌다. 당시 정부가 보증한 유동화증권이 디폴트 위기에 빠지자, 당시 유동화증권(ABCP)의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6조 8,000억 원이나 PF 보증액이 있던 롯데건설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그룹이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섰다.
그룹의 지원에 따라 롯데건설은 PF 보증 규모를 2023년 5조 4,000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4조 9,000억 원 수준까지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3조 6,000억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다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건전성 지표는 아직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기 전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109%에서 2022년 264%로 급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기준 217%까지 줄이며 유동성 위기론을 헤쳐나가고 있다. 이에 롯데건설은 올해 건설의 재무 안정성 확보를 위해 현금성 자산 1조 원 유지 및 올해 말 PF 우발채무를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이에 따라 본사 건물 및 용지의 매각이 진행되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그룹이 유동석 확보 총력에 나선 것에 이어 비핵심 사업과 자산 매각을 통해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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