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父, 장원영 방문 부탁
“강요 아니라 부탁이었다”
여당, 야당 대표 방문 요청
국민의힘이 ‘하늘이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고(故) 김하늘(8) 양의 부친이 그룹 아이브 장원영, 여야 의원 등에 방문을 부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하늘 양은 교내에서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40대 교사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세상을 떠났다.
교사 A 씨는 범행을 자백했으며,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다가 조기 복직했다고 전했다. 해당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에 나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말해 시청각실로 불러 범행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늘 양의 사망 이후, 부친이 연예인과 정치인들에게 조문을 요청하면서 ‘그것은 강요다’라는 의견이 제기되어 이목이 쏠렸다. 이에 하늘 양 부친은 “아빠의 마음이었다”라며 “말 그대로 강요가 아니라 부탁이었다”라고 답했다.
12일 하늘 양 아버지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생전 하늘이가 좋아한 아이브 장원영 씨가 아이를 보러 와주길 부탁한 건, 말 그대로 강요가 아니라 부탁이었다“라며 “아이에게 정말 좋아해 꼭 보고 싶어 했던 원영 씨를 별이 된 지금이라고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강요 갑론을박 논란’이란 식의 함부로 쓴 기사들을 보니 정말 더 견디기 힘들다”라고 전했다.
인터뷰에 앞서 부친은 하늘 양이 아이브의 팬이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하늘이 꿈은 장원영 그 자체였다. 바쁘시겠지만, 가능하다면 하늘이 보러 한번 와달라”라고 요청했다. 부친의 요청에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반응을 보였다.
스타쉽은 하늘 양 빈소에 ‘가수 아이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과 하늘 양이 생전 좋아했던 포토 카드를 보내며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원영이 직접 조문을 갈 것을 요구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하늘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하늘이한테 인사해 주세요”, “하늘이한테 한번 가주세요“, “무참히 희생당한 어린 천사의 장례식에 꼭 가주세요” 등 장원영에게 공개적으로 조문을 요청했다.
무리한 조문 요청에 일각에서는 “특정 아이돌 장원영까지 직접 지목하면서 조문 오라고 인터뷰하는 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슬픈 건 알겠는데 선을 넘으려고 하네…?”, “장원영 조문 요구는 선 넘네 ㅋㅋㅋ” 등 비판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늘 양 아버지는 장원영 외에 여당, 야당 대표의 방문을 요구하기도 했다. 12일 취재진에 “제가 원하는 건 절대 다음부터는 우리 딸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것 하나”라며 “보고 계신다면 여당, 야당 대표님들 오늘 와주시라. 우리나라에 제일 높으신 분들 하늘이 보러 와주시라”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예인 및 정치인 조문 요구는 자제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13일 국민의힘은 하늘 양 살해 사건과 관련해 ‘하늘이법’을 추진한다. 해당 법안에는 교원 임용 전후로 정신 질환 검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교원들의 정신 건강과 관련한 종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교원들이 어떤 불이익도 없이 관련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 방안을 ‘하늘이법’에 담아내겠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교원 임용 전후를 망라해 정신 질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게 해야 하고, 관련 증상이 발견되면 즉각 업무에서 배제하고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권 위원장은 “학교는 그 어느 곳보다도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라며 “부모님들은 학교가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런 사회적 신뢰에 금이 간다면 교육이 바로 설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교원 임용 과정과 학교에서 안전을 강조하며, 정신 건강 관리와 교육 환경에 대한 책임을 언급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권 위원장은 “사전 징후가 포착됐는데도 비극을 막을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라며 “교사들의 정신 건강 및 인력 관리 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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