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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에 아시아나도 잃었다… 재계 7위의 몰락“

허승연 기자 조회수  

아시아나 매각, 금호아시아나 해체 수순
재계 7위에서 중견기업으로 추락
무리한 확장이 부른 그룹 몰락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한때 재계 7위, 호남 최대 재벌이라 불렸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 한다. 지난 4년여에 걸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유럽연합 경쟁 당국(EC)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종료했다. 미국 법무부(DOJ)의 최종 승인만 남아 있지만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축이던 항공 부문은 완전히 그룹을 떠났다.

이는 단순한 기업 인수합병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미 2018년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며 그룹의 한 축을 내줬다. 그리고 이제 아시아나항공마저 떠나면서, 금호아시아나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그룹이, 이제는 중견기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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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2024년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금호아시아나는 자산 17조 원 규모로 28위에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기준이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자산은 약 13조 원으로 그룹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빠지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산 규모는 5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 원 이상) 기준에서도 벗어나,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수준이다.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그룹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남아 있는 계열사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정도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과거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떠올리기 어렵다. 재계 7위에서 3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이 잇따라 사라지면서 금호아시아나는 사실상 ‘명맥 유지’ 수준의 그룹이 됐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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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46년 박인천 창업주가 광주에서 택시 두 대로 시작한 ‘광주 택시’에서 출발했다. 이후 운수업과 타이어 사업을 기반으로 그룹을 키웠고, 1988년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며 항공업에도 뛰어들었다. 박성용, 박정구 회장 시절까지만 해도 금호그룹은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2002년 박삼구 회장이 그룹을 맡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규모의 경제’를 강조하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쳤다. 2006년 대우건설을 6조 4천억 원에, 2008년 대한통운을 4조 1천억 원에 인수하며 그룹을 재계 7위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차입에 의존한 외형 확장은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이유로 인수를 반대했지만 박삼구 회장은 멈추지 않았다. 무리한 인수합병(M&A)은 결국 그룹 전체를 흔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부채 부담이 가중됐고,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헐값에 되팔아야 했다. 이후 그룹의 재정난은 점점 심화하였고, 결국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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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몰락을 ‘제왕적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박삼구 전 회장은 그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단적인 결정을 이어갔다. 특히 2018년 금호타이어 인수를 고집하다가 결국 무산된 사례는 그룹 몰락의 결정적 순간으로 평가된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수를 강행하려 했고, 결국 실패하면서 그룹의 신뢰도와 재무 구조는 더욱 악화하였다.

또한, 2018년 ‘기내식 대란’ 사태도 박 전 회장의 무리한 의사결정에서 비롯되었다.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면서 공급 문제가 발생했고, 다수의 항공편이 지연되며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2019년 박삼구 전 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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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제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그룹의 주요 사업이던 항공과 타이어를 잃었고, 건설과 운수업만으로 과거의 금호아시아나를 되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 재건’을 꿈꿨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룹을 더욱 해체의 길로 몰아넣었다. 한때 대한민국 7대 그룹 중 하나로 불리던 금호아시아나는 이제 더 이상 대기업 집단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됐다. 이는 단순한 기업 실패가 아니라, 견제 없는 오너 경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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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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