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발달
텔레마케터·콜센터 상담원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위험도 ↑
지난 13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박사가 게스트로 참여해 인공지능 시대에도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직업을 밝혔다. 이날 송길영 박사는 “사람이 사람을 전제로 한 직업은 사라지기 어렵다”라고 밝히며 “신부님이나 스님과 같이 삶에 대한 철학과 우리가 의지하는 마음 자체가 존재의 중요한 부분인 것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산업은 더 깊어지고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향후 10년 안에 한국에서 없어질 직업들은 무엇이 있을까?
지난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AI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현존하는 90% 이상 일자리는 2030년이 되면 업무의 90% 이상이 자동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대학교수나 판검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일자리가 AI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KD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이후 주방장, 요리 연구가, 세탁원, 재봉사, 기계 조작원 등은 업무 전부가 AI로 자동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회의원 64%, 고위 공무원 64%, 대학 교수 64%, 판검사 69% 등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도 AI 대체 비중이 50%를 넘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KDI는 “임금이 낮을수록 자동화 가능성이 높고 월 900만 원 이상인 고소득 직종에선 다시 자동화 가능성이 소폭 커지는 패턴이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당초 AI의 도입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을 논할 때는 텔레마케터나 콜센터 상담원이 가장 먼저 꼽혔다.
각종 조사 기관은 ‘전화하는 직업’이 다른 직업으로 대체될 확률이 가장 큰 수준으로 판단했다. 이어 한 대형 은행의 콜센터가 최근 AI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상담원 200여 명을 해고하는 등 향후 10년 안에 사라질 직업으로 꼽히는 텔레마케터는 현재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다만, 과거 텔레마케터와 같은 단순노동에 가까운 직업들만 위태로운 직업 순위에 들었으나 최근 생성형 AI가 대중화됨에 따라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이 늘어나고 있어 텔레마케터에만 AI 발달의 위협이 가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중 고소득 직업군의 위험도는 현저히 높아졌다.
지난해 구글은 3만 명에 이르는 광고 판매 부문의 대대적 개편을 계획했다. 이는 검색엔진과 유튜브 광고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전처럼 많은 ‘사람’이 필요 없다는 이유로 알려졌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부문 직원 2만 2,000명 중 9%에 해당하는 약 1,900명을 줄일 것이라고 밝히고,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도 2,500개 일자리를 감축하고 신규 채용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내에서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현실화했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가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3년 고용 전망: 인공지능과 노동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비일상적이고 빠른 판단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에서 AI가 유의미한 대체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OECD는 “수년간의 정규·고등 교육과 경험 축적이 필요한 직업에서 요구되는 핵심 능력이기도 하다”고 짚으며 “최고경영자(CEO)와 엔지니어 등의 고숙련 직종이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한국은행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놓으며 고학력·고소득 일자리의 대체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 비중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 의사의 경우 데이터를 보고 분석해 진단하는 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가장 먼저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소득 직업군으로 꼽힌다.
한편, AI로 인해 10년 안에 사라질 위험이 높은 직업으로는 의사 및 한의사, 전문의, 건축가, 회계사, 판·검·변호사, 육아 도우미, 교사, 텔레마케터, 은행원, 공장 생산 직원, 캐셔 등이 꼽혔다. 이어 AI로 인해 새로 생겨날 직업으로는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전문가, 지속 가능성 전문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전문가, 정보 보완 전문가, 핀테크 엔지니어 등 AI 혹은 IT와 관련된 직군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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