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장업체 하만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2심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재판부가 당분간 새로운 사건을 맡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당 재판부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재용 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속도가 붙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는 검찰의 기소 이후 3년 5개월 만에 이루어졌는데, 이 기간에 열린 106회의 공판 중 이재용 회장이 95회를 직접 출석해 대통령 해외순방 등 주요 일정을 제외하고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1심의 무죄 선고로 인해 일부 덜어지자, 업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택할 대형 M&A 계획에 관심이 높아진다. 지난 2017년 이재용 회장은 구속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직접 합병을 지휘해 하만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인수 가격이 주당 112달러로 인수 총액 80억 달러, 한화로 약 9조 원에 달하는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의 딜을 자랑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어 최근 이재용 회장이 인수합병을 주도한 하만이 6년 만에 결실을 낸 것으로 알려지며 삼성전자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지난해 하만에서 사상 처음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자회사 하만은 지난해 매출 14조 3,900억 원, 영업이익 1조 1,7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만이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하만은 삼성전자 내에서 전장 부품과 오디오 사업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회장이 직접 인수합병을 주도한 하만은 줄곧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삼성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으나, 최근 실적 반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만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반도체(DS)를 비롯한 주요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큰 폭의 성장을 보여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소비자 오디오 제품의 성수기 판매가 증가해 매출이 증가했으며 연간 기준 전년 대비 성장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특히 하만이 ‘이재용 회장이 직접 추진한 첫 M&A’로 큰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주목됐다. 이와 더불어 당시 이재용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구속의 위기에 놓인 와중에도 인수합병을 추진했다는 점이 업계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하만의 인수 자금이던 9조 3,400억 원 중 4조 4,000억 원이 웃돈으로 챙겨준 자금일 정도로 당시 삼성전자 측은 하만의 미래 사업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만은 인수 직후 영업익이 급감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 그룹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하만은 인수 전인 지난 2016년 6,800억 원의 영업익을 올렸지만, 인수 직후인 2017년에는 영업익이 600억 원으로 하락했다. 또한, 2018년엔 1,617억 원, 2019년 3,233억 원 등을 기록하는 등 시장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선보이며 이재용 회장의 9조 베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부터 하만은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선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장 고객사 수주 확대와 소비자 오디오 및 카 오디오 판매 확대로 영업익 6,0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 2022년 8,800억 원, 지난 2023년 1조 1,700억 원으로 올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하만의 실적 반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디지털콕핏으로 보인다. 디지털콕핏이란 차량 편의 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해 만든 장치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하만의 디지털콕핏 생산 실적은 410만 대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395만 대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글로벌 디지털콕핏 시장에서도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도요타, 렉서스, BMW, 아우디, 볼보 등 다양한 차량에 카 오디오를 공급하며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하만이 헤드셋 및 카 오디오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하만은 그동안 M&A를 통한 성장을 많이 해왔다”고 밝히며 “하만의 전장 사업이 성장을 보이는 만큼 하만이 추가적인 M&A를 통해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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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회장님 만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