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푸르지오 파크하비오 아파트
용적률 599%의 ‘닭장’ 외관
시세만 14억원, 거주자 후기는?
홍콩 침사추이의 낡은 고층 아파트는 높은 용적률 때문에 외관이 ‘닭장’처럼 보이는 걸로 유명하다. 그런데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아파트가 있다고 한다. 심지어 집값이 비싸기로 알려진 ‘강남3구’ 중 하나에 있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송파의 거대한 장벽’이라는 글이 올라오며 송파구의 푸르지오 파크하비오 아파트가 소개됐다.
작성자는 ‘한국의 침사추이’ 같다며 ‘약 4,000세대가 넘는 오피스텔 아파트 복합단지’, ‘메가박스, 워터파크, 맛집, 백화점, 아울렛이 모여 있어 살기 좋다’고 소개했다.
송파 푸르지오 파크하비오는 오피스텔 3,36세대와 아파트 999세대로 구성된 대단지다.
이 단지의 용적률은 무려 599%. 건폐율은 55% 수준이다.
현행법상 경관 훼손, 과밀 개발을 우려해 주거지역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고 있으나, 이곳은 인근에 있는 성남 비행장의 운행 고도 안에 포함되어 높게 못 올리는 대신 옆으로 빽빽하게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 당시 어느 방향에서 봐도 창문이 빼곡해 ‘징그럽다’, ‘흉물이다’ 등의 비난을 받았다.
독일 수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읠 설계한 유명 건축가 이은영의 외관 작품이기도 해 지역시민들은 괴리감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일 13층 전용면적 84형이 14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6개월 동안 한 달에 평균 1.8건씩 거래됐다.
청약 당시부터 인기가 많은 아파트였다. 지난 2013년 2,283가구 모집에 1만8,125명이 몰리며 평균 7.94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됐다. 4군은 201가구 모집에 3,879명이 청약해 19.3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거주자라 밝힌 누리꾼들은 “층간소음, 옆방소음이 심하긴 합니다”, “막상 들어오면 압박감 안 느껴져요”, “생활권이 잘 형성돼서 살기 편하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외관만 본 이들은 “구치소 같다”, “사람 아파트가 아니라 비둘기 아파트”, “응급이나 재난 상황 발생 시 대피가 용이한지 궁금하다”, “저기 좋다고 사는 사람의 미관을 이해할 수 없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서울시는 앞으로 건물을 지을 때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 등을 조성하면 건물을 더 높이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9일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용적률 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며 개공지를 조성할 경우 용적률을 1.2배(120%)까지 추가로 높여주기로 했다. 지구단위계획구역은 특정 지역을 계획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시도지사 등이 지정하는 구역이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용적률이 최대 960%까지 확대된다.
이미 서울엔 송파 푸르지오 파크하비오 외에도 높은 용적률을 자랑하는 아파트가 존재한다.
서울 동장구 보라매삼성쉐르빌(1,249%),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991%), 마포구 힐스테이트 중동(928%) 등이다.
서울시는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있어서 100층 높이, 용적률 최대 1,700%의 건물을 짓는다고 알린 바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금융과 IT 특화 오피스 타운이 형성되고 호텔, 광역환승센터 등도 조성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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