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과급과 고용안정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최근 재계 전반에서 성과 배분 문제와 인공지능(AI)·자동화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 이슈가 동시에 불거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현대차 역시 고강도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어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 회장은 14일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재계 노사 갈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항상 바른길을 택해 효율적으로 회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주주도 중요하고 국가 발전 역시 중요한 만큼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노사 갈등 자체를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조정 과정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봤다. 그는 “노사 관계는 오랜 기간 함께 일해 온 관계이고 굴곡도 있었다”라면서도 “전 세계 어디든 노조와 공장이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재계에서는 단순 임금 인상 수준을 넘어 성과 배분 방식과 미래 산업 전환기에 따른 고용 안정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영업이익의 15% 수준 성과급 지급과 기존 초과이익성과급 제도 개편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노조 측은 보상 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역시 올해 임금협상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일 울산공장에서 상견례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에 돌입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AI 도입과 관련한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문제도 핵심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는 완전 월급제 시행과 상여금 인상, 정년 연장, 신규 인력 충원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노사 협상은 자동화와 AI 확대라는 산업 변화 흐름과 맞물리면서 예년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동시에 근로 시간 감소와 임금 축소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AI와 로봇 기술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생산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 임금 문제가 아니라 미래 고용 안정성까지 함께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완전 월급제와 고용 보장 요구 역시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 임금협상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해에도 현대차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세 차례 부분 파업을 진행한 끝에 협상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성과급 규모와 정년 연장, AI 고용 문제까지 동시에 걸려 있는 만큼 협상 난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한국 산업 구조 변화와 노사 문제를 연결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이 6·25 이후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한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다”라며 “지금 여러 과정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을 지혜롭게 잘 만들어 나간다면 오히려 세계적으로 앞서 나갈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기업 노사 갈등이 단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산업 구조 변화와 노동시장 재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AI와 자동화 확산 속에서 성과 배분과 고용 안정 사이 균형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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