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킹형 상장지수펀드 인기
시장 불안에 안전자산 선호
한 달 새 순자산 5,339억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 세계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개인이 순매수한 ETF 상위 10개 종목 중 미국 시장 대표 지수(미국 S&P500·나스닥100) 외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상품은 파킹형 ETF로 나타났다.
파킹형 상품이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과거와 달리 개인투자자들도 이들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런 변동성 장에 원금 손실의 위험성을 줄이며 잠깐 투자를 쉬고 싶지만, 현금을 들고만 있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0년대 초반 1%대 안팎이었던 CD금리(양도성 예금증서 금리)가 최대 4% 올라 수익률이 좋아지면서 관심이 쏠린다. 파킹형 ETF는 자금을 잠시 맡겨만 둬도 일반 계좌보다 많은 이자를 제공한다는 이점이 존재해 단기 자금 운용에 효과적이다.

실제로 작년 1분기 파킹형 ETF 개인 순매수 금액(7,695억 원) 대비 올해 파킹형 ETF 개인 순매수액은 7,954억 원으로 3.37% 증가했다. 직전 분기인 2024년 4분기 파킹형 ETF 개인 순매수액 7,198억 원과 비교해도 10.50%라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1월 한 달간만 해도 파킹형 ETF로 들어온 개인 순매수 자금이 3,300억 원이었으며, ETF 전체 중 자금 유입이 가장 큰 상품도 파킹형 ETF였다.

올해 들어 자금 유입이 가장 많은 ETF는 ‘KODEX 머니마켓액티브’로 나타났다. 3월 기준 무려 1조 4,162억 원이 유입됐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올해 ETF 전체 자금 유입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초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에 투자하는 등 머니마켓펀드(MMF)의 운용 방식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이 상품은 2월 10일부터 3월 6일 한 달 동안에만 순자산이 11%, 무려 5,339억 원이나 늘었다. 이에 전체 순자산은 5조 4,227억 원까지 불어났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 자금을 운용하기에 파킹형 ETF는 효과적”이라며 “목돈을 놀리지 않아도 되고, 잠깐 넣어도 복리 이자가 쌓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파킹형 ETF는 언제든지 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어 환금성이 높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물론 일부 7%대 고금리 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파킹통장에 비교하면 파킹형 ETF는 평균 연 3~4% 수준이다. 그러나 파킹형 ETF는 SOFR(미국 무위험 지표금리)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연수익률이 15%대 수준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환율에 노출된다는 특징으로 인해 주의할 점도 존재한다. 달러화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 특성상 달러화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이자 수익보다 달러화 가치 하락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SOFR 금리 추종 ETF의 높은 수익률에 주목한다면 파킹형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한, 파킹형 ETF도 다른 금융투자 상품과 마찬가지로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다른 금융상품들보다 리스크는 적은 편“이라면서도 ”머니마켓 ETF는 만기가 매우 짧지만, 손실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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