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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속옷 사러 가기 창피했던 남편이 차린 가게 근황

윤미진 기자 조회수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로이 레이먼드가 1977년 창업
6년 만에 폐지한 패션쇼 재개해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2018년 성 상품화 논란 속 폐지되었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6년 만에 재개되었다. 이번 패션쇼에서는 국내 걸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가 개막 무대를 맡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빅토리아 패션쇼는 1995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해마다 개최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란제리 패션쇼임에도 불구하고 늘 화제성을 몰고 왔으며, 매년 전 세계에서 천만 명이 넘는 이들이 시청할 정도였다.

해당 패션쇼는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세계적인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에서 주최하는 행사다. 로이 레이먼드가 1977년 창업한 이 브랜드에는 창업주와 관련된 독특한 비화가 숨겨져 있다. 백화점 란제리 브랜드에서 아내의 속옷을 사러 가기 창피했던 로이 레이먼드가 이에 아이디어를 얻어 직접 차린 가게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과 친지들로부터 8만 달러를 빌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의 한 쇼핑몰에 첫 매장을 차렸다. 어두운색의 목재와 빨강 벨벳 소파, 실크 커튼 등으로 장식해 기존의 백화점 란제리 브랜드와는 다른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몄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연인이나 아내에게 속옷을 선물하려는 남자들을 위한 매장’으로서 당시 구매력이 있던 남성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첫해에만 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3개의 매장을 더 세우면서 1982년까지 연간 4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회사로 성공했다. 그러나 남성을 위한 마케팅에 치중하는 전략은 반대로 레이먼드의 패착이 되기도 했다.

출처 : 셔터스톡
출처 : 셔터스톡

결국 여성 란제리 속옷의 주 구매층은 여성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빅토리아 시크릿은 파산 직전의 위기를 맞게 되고, 레이먼드는 빅토리아 시크릿을 당시 미국 의류회사 ‘더 리미티드’의 창업자였던 레슬리 웩스너에게 1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웩스너는 이러한 레이먼드의 실수를 바로잡았다. 미국 상류층이 동경하는 영국의 분위기와 ‘빅토리아’라는 이름이 주는 신비로움은 그대로 마케팅에 이용하되, 당시 주 수입원이었던 카탈로그의 수위를 조절해 매장 타깃층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출처 : 빅토리아 시크릿
출처 : 빅토리아 시크릿

1995년까지 빅토리아 시크릿은 19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했고, 미국에서만 670개의 매장을 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전속 모델인 ‘엔젤’들을 앞세운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성공에 힘입어 200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속옷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을 창업주인 로이 레이먼드는 함께 공유하지 못했다. 창업주 로이 레이몬드는 1993년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샌프란시스코의 골든 게이트 다리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회사를 매각한 후 1년간 빅토리아 시크릿의 CEO로 있던 그는 이후 독립해 샌프란시스코에 아동복 전문 회사를 꾸리게 되지만, 2년 후 경영 악화로 인해 파산 신청을 하게 된 것이 화근이 됐다.

출처 : ABC NEWS
출처 : ABC NEWS

다만, 빅토리아 시크릿의 성장세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시대의 흐름이 달라지면서 주 구매층이던 여성들의 인식이 변하며 편한 속옷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즉, 빅토리아 시크릿의 성공 요인이었던 요소가 빅토리아 시크릿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이에 신규 고객인 2, 30대 여성들이 지나치게 화려한 빅토리아 시크릿의 속옷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2019년 속옷 패션쇼의 경우 거의 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곤두박질쳤다.

실적 부진에 이어 도덕적 문제도 제기되었다. 성범죄 사건으로 추문을 일으킨 제프리 엡스타인과 빅토리아 시크릿의 회장이 각별한 친분이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 결국 매각설까지 돌았지만, 2019년 새 CEO인 마틴 워터스를 영입해 오면서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동안 빅토리아 시크릿은 키 크고 마른 백인 출신 모델만을 선호하며 대중들에게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았는데, 이를 수용하며 브랜드를 완전히 개편할 계획을 밝혔다.

출처 : 힐러리 슈퍼 링크드인
출처 : 힐러리 슈퍼 링크드인

그러나 다소 늦은 감이 있던 리브랜딩에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고, 빅토리아 시크릿은 다시금 주요 경쟁사였던 새비지X펜티의 CEO 출신인 힐러리 슈퍼를 CEO로 영입하게 된다. 힐러리 슈퍼는 빅토리아 시크릿이 원래 추구하던 이미지인 ‘섹시함’에 집중하면서 빅토리아 시크릿의 주가를 160%나 상승시켰다.

이 또한 브랜디멜빌의 수요가 있는 것처럼 새로운 젊은 층들이 섹시한 이미지를 원하기 때문에 이와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긍정적인 지난해 3분기 실적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3억 4,7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7% 이상 성장하며 2021년 이후 최고의 분기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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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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