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대미 수출액 1위
약 2조 5,000억 원 달성
유통 업계 위기 확산
K팝, K음식 등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 열풍이 일면서 K뷰티 대미 수출액이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달성해 화제다. 수출 성장세가 지속되자 국내 뷰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이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 100만 달러(한화 약 2조 5,000억 원)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는 12억 6,300만 달러를 달성한 프랑스(약 1조 8,000억 원)를 넘어선 수치다. 캐나다가 10억 2,2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의 수출액을 보이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이탈리아, 중국, 멕시코, 영국, 일본 등의 순서로 수출액이 많았다.
업계에서는 K뷰티 열풍을 두고 K푸드, K팝 등 K컬처가 인기를 끈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대미 수출액은 15억 9,300만 달러로 확인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21.2% 상승한 수치다. 대미 수출액 증가율은 전체 증가율(9.0%)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K열풍이 뷰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수출된 한국 화장품은 102억 달러(약 15조 원)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20.6% 상승한 수치라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의 매출이 앞서 지난 92억 달러(약 13조 5,000억 원)였던 2021년을 넘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언급했다. K뷰티 업계는 틱톡·레딧 등을 활용해 온라인 판촉이나 코스트코·아마존 등과의 제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북미 수요 증가에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업체인 한국콜마는 미국에 2번째 공장 운영을 준비 중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매출이 140% 증가하면서, 이를 발판으로 미국에서 첫 번째 전문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로레알과 같은 해외 기업들이 한국 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
블룸버그는 “자문업체 MMP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업체 인수합병(M&A)은 지난해 18건으로 기록적 수준이었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MP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사모펀드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라며 “대미 수출의 강한 성장세를 볼 때 올해에도 M&A 붐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K푸드, K뷰티 훈풍이 불던 유통 업계에도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정책을 공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상호 관세는 특정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만큼, 미국도 해당국 제품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한국산 화장품이 상호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낮은 관세율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교보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과거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경험을 고려하면, 캐나다, 중국,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는 한국에 오히려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음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EU를 지목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관세 부과 조치는 해당국의 수입을 감소시키고, 수요가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인다”라며 “트럼프 1기 당시 K-뷰티는 C-뷰티의 대체재로 부상하면서 한국 비중이 2017년 9%에서 2024년 22%로 상승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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