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 여파로,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33층짜리 건물이 무너졌다. 이 건물은 태국 감사원 청사로, 지난 3년간 20억 밧(약 867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돼 건설 중이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10명이 숨지고 79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정부는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건물 설계, 승인 절차, 시공 과정을 포함한 전방위적 조사를 지시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내무부 산하 공공사업ㆍ도시농촌계획국에 전문가 위원회를 꾸려 1주일 안에 조사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같은 지역에서 다른 건물들은 피해가 없었는데, 유독 이 건물만 붕괴한 점이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 건물의 시공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철로총공사(CREC) 계열 ‘중철10국’과 태국의 ‘이탈리안ㆍ태국 개발’이 맡았다. 지난해 3월 말 구조물 뼈대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으며, 당시 이미 완공 기한이 한 차례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설계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들보 없이 수직 기둥에 바닥 슬래브가 바로 연결되는 ‘무량판 구조’와 방콕의 부드러운 지반이 붕괴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마치 다리만 있는 테이블처럼 수평 지지대가 없는 구조로 지진이 발생할 경우 갑작스럽고 전면적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아직 시공사의 책임으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신중한 의견도 나왔다.
진앙은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약 33km 떨어진 지점이며, 진원의 깊이는 10km로 관측됐다. 해당 지진은 태국뿐 아니라 중국 윈난성 등 인근 지역에서도 감지됐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는 중국 시공사의 시공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불신이 확산했으며, 일부 네티즌은 유사한 공법을 사용하는 한국 건설 현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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